샘터 표주박
2019. 2. 28. 16:25
봄 시

봄 / 윤동주
봄이 혈관속에 시내처럼 흘러돌, 돌, 시내 차가운 언덕에개나리, 진달래, 노란 배추꽃,삼동(三冬)을 참아온 나는풀포기처럼 피어난다. 즐거운 종달새야어느 이랑에서나 즐거웁게 솟쳐라 푸르른 하늘은아른 아른 높기도 한데...

봄을 위하여 / 천상병
겨울만 되면나는 언제나봄을 기다리며 산다.입춘도 지났으니이젠 봄기운이 화사하다. 영국의 시인 바이런도'겨울이 오면 봄이 머지 않았다'했는데내가 어찌 이 말을 잊으랴? 봄이 오면생기가 돋아나고기운이 찬다. 봄이여 빨리 오라.

봄길 /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길이 끝나는 곳에서도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스스로 봄길이 되어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사랑이 끝난 곳에서도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봄 편지 / 이해인
하얀 민들레 꽃씨 속에바람으로 숨어서 오렴. 이름없는 풀섶에서 잔기침하는 들꽃으로 오렴. 눈덮인 강 밑을흐르는 물로 오렴. 부리고운 연둣빛 산새의 노래와 함께 오렴. 해마다 내 가슴에보이지 않게 살아오는 봄. 진달래 꽃망울 처럼아프게 부어오른 그리움. 말없이 터트리며 나에게 오렴.

2019/02/28
-표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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