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이듯' 사랑하고 기도하고 후회없이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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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시 풍속도

샘터 표주박 2015. 5. 29. 20:23

 

 

 

 

                                     신윤복의 단오도

 

  

 

지난 수요일, 서울대 교양강좌 상반기 수강을 마쳤습니다. 

3월 부터 '시간과 민속'을 주제로 매주 2시간씩, 11강의로 총 22시간 강의를 놓치지 않고 다 들었습니다. 관악캠퍼스까지 지하철을 환승하고 버스도 타는 멀다면 먼 거리지만 강의를 듣는다는 자체가 즐거움이었고 설레임이었습니다. 교수님의 강의에 귀를 모으는 집중이 치매예방에도 일조했겠구요..ㅋ 게다가 종강일에 받는 종이한장(수료증)도 일상에서 얻을 수 있는 작은 충만이지 싶습니다....^^ 

 

마지막 강의는 '도시화와 새로운 세시의 탄생'강의였는데 저의 구태스런 인식에 푸른옷을 입히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歲時는 반복적이고 주기적으로 철에따라 행하는 '전통적 의례'라는 고정관렴의 틀을깨고 요즘 젊은이들의 '세시 풍속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 주었습니다.

 

세시는 우리 고유의 문화현상으로서 <歲時, 歲事, 時節, 名節, 月 令, 時令>등으로 엄격한 의미로 연중행사와는 구별되는 전통적으로 전승되어온 의례만을 세시풍속으로 지칭됩니다. 하지만 역동적으로 격변하는 현대의 젊은이들의 '그들만의 즐김 문화'가 이미 형성되었음을 부정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이러한 '이벤트성 세시'는 앞으로도 지속 될 것이기에 '문화 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문화를 일시적인 유행으로 간주할수도 있겠으나 많은 젊은이들의 즐김 문화라는 측면을, 그속에 내재된 멧세지를, 외면할 수만은 없다는 것이지요.......

 

저는 이러한 현상들을 기업 상술에 오염된 광고문화의 결과라 평하절하하며 관심밖이었는데요. 지구촌에서 가장 역동적인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의 인테넷 문화는 지구촌 곳곳과 실시간 소통하며 받아들이는 그들만의 풍속도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교수님의 지적입니다.

   

이미 깊숙히 자리잡은 이벤트성 세시와 전통적인 세시를 동급으로 올려놓을 수는 없겠으나 젊은이들의 즐김 속에 내재되어있는 문화구조는 주기성과 지속성과 선물교환으로 '주고 받는 호환성'으로 자리매김 되었다구요. 상술에 지배당했다고 여겼던 '젊은이들의 행사'에서 미미하지만 상징성과 내재되어있는 호의적인 상호 관계의 멧세지가 '신세시화'로 굳혀질 것 같다는데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아래는 오늘날 보여지는 이벤트성 세시의 월(月)별 목록입니다.

 

ㅇ 1월 14일: 다이러리 데이. 헬로우데이 (다이어리와 첫 인사)

ㅇ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 (초코릿) 

ㅇ 3월 14일: 화이트데이 (사탕)

ㅇ 4월 14일: 블랙데이 (자장면과 검은 복장) 

ㅇ 5월 14일: 옐로우데이. 로즈데이 (노란옷과 카레, 장미)

ㅇ 6월 14일: 키스데이. 머그데이 (키스와 머그잔) 

ㅇ 7월 14일: 실버데이 (은제품과 커플링)

ㅇ 8월 14일: 그린데이. 껌데이. 달(doll)데이 (삼림욕, 껌, 인형)

ㅇ 9월 14일: 뮤직데이. 포토데이 (나이트클럽. 사진)

ㅇ 10월 14일: 레드데이. 와인데이 (붉은 와인)

ㅇ 11월 11일: 빼빼로데이 (빼빼로)

ㅇ 11월 14일: 오렌지데이. 무비데이. 쿠키데이 (오렌지. 영화. 쿠키)

ㅇ 12월 14일: 머니데이. 허그데이. 양말데이(돈. 포옹. 양말)

 

이토록 많은 이벤트성 세시가 우리 생활에 깊숙히 자리매김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합니다. 한참 뒤떨어진 세상에 살았다는 느낌도 들었구요. 

 

후일... 예서와의 대화를 위해서도....ㅋㅋ 

'신세시 풍속'에 익숙해져야 겠다며 강의실을 나섰습니다.

 

 

 

 

 

 

 

 

 

 

 

 

 

 

 

 

 

2015/05/29

 

-표주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