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이듯' 사랑하고 기도하고 후회없이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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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오월

샘터 표주박 2021. 5. 4. 14:17

 

 

노천명 시인은 오래전

푸른 오월은 '계절의 여왕' 이라고

명명했습니다. 

 

 

노천명 시인

 

푸른 오월 / 노천명(1912 - 1957)


청자빛 하늘이
육모정 탑 위에 그린 듯이 곱고
연당 창포잎에 -
여인네 행주치마에 -
감미로운 첫 여름이 흐른다

 

라이락 숲에
내 젊은 꿈이 나비같이 앉은 정오
계절의 여왕 오월의 푸른 여신앞에
내가 웬일로 무색하고 외롭구나

 

밀물처럼 가슴속으로 밀려드는 것을
어찌하는 수 없어
눈은 먼데 하늘을 본다
긴 담을 끼고 외진 길을 걸으면
생각은 무지개로 핀다

 

풀 냄새가 물큰
향수보다 좋게 내 코를 스치고
청머루순이 뻗어나오던 길섶
어디메선가 한나절 꿩이 울고
나는
활나물 홋잎나물 젓갈나물 참나물 고사리를 찾던 -
잃어버린 날이 그립구나 나의 사람아
아름다운 노래라도 부르자
아니 서러운 노래를 부르자

 

보리밭 푸른 물결을 헤치며
종다리모양 내 맘은
하늘 높이 솟는다

 

오월의 창공이여
나의 태양이여

 

 

 

 

중랑천 뚝방길에서

 

4월엔 만물이 기지개를 켜고

5월엔 초록 치마 두르고

찬란한 빛깔의 왕관을 흐트려

무채색 세상을 채색합니다.

 

자연의 섭리에 따라

푸르디 푸른 싱그러움과   

오색의 화원으로 나오라

세상을 향해 향해 손짓합니다.

 

너도

등굽은 혀리를 펴고

푸른 젊음으로 단장하고

총기 만회한 눈빛으로

주름진 얼굴을 펴라!

 

그리고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겸손의 옷을 입은 일상이 되어라

명령합니다.

 

 

 

 

 

 

 

 

2021/05/04

 

-표주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