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이듯' 사랑하고 기도하고 후회없이 살자

오늘이 마지막이듯

초복날 아침

샘터 표주박 2007. 7. 16. 12:28
 
어제는 일본열도를 가로지른 태풍 덕분에 시원한 초복을 보냈다. 덕분에 익산에서 올라온 남편과 가족을 위해 이른 아침부터 삼계탕을 끓이는 손길도 한결 경쾌했다. 모처럼 가족이 식탁에 둘러앉았다. 끓인 닭은 전혀 입에대지 않는 식성들이지만 초복날 만큼은 내손으로 삼계탕을 끓여 살코기만이라도 몇점 뜯게 해야만 주부 임무를 다한 것 처럼 여기는.. 이것 또한 집착이라 아니할 수 없겠다. 이런 주방장의 마음을 아는 가족들인지라 앞앞이 놓여진 닭한마리를 묵묵히 뜯는 풍경을 바라보노라면... 나홀로 행복감에 젖는다...^^ 어버지는 워낙에 소식인지라 두다리만 간신히 뜯고 속을 채운 찹쌀과 인삼, 밤, 대추를 건드려 보는 수준으로 수저를 놓는다. 큰녀석은 거의 한마리를 다 먹어주는데 문제는 작은 녀석이다. 어려서부터 편식이 심해....우리 가족이 뭉쳐 사는데 큰 공헌(?)...을 한 이력이 있는지라 수저를 대지 않는다 한들 아무도 채근을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식탁에 나와 앉아 삼계탕 두곳에 젓가락 자국이라도 내어 주니 고맙고 기특(?)하다. 에미의 마음을 알아주는 화답이라 여기니 말이다. 바튼 국물에 불린 찹쌀을 넣어 죽을 끓여 반공기씩 담아내었더니 삼부자가 약속이나 한듯 손사래다. "큰일났다. 모두 안먹으니.. 이많은 걸 어쩌나........." "어머니, 점심에 먹게 3인분만 싸주세요...." "사무실에 갖고 나가게?" "네........." 대충 식혀서 밑반찬도 곁들여서 넉넉하게 포장을 했다. 동료들과 나누어 먹는다는데 싫어할 에미가 아니니..... "여보..... 나도 갖고 내려가게 싸 줘요." "네.. 냉동 포장을 하면 맛은 떨어지겠지만 2인분 싸드릴게요." 내친김에 죽장사나 해 볼까부다..........^0^
07/07/16 -표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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