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서는 매주 토요일마다 할아버지, 할머니 뵈오러 성당에 옵니다.
아빠. 엄마가 끄는 유모차를 타고 씽씽 옵니다.
성당에 오면 엄마랑 아빠랑 유아방에서 아멘.. 놀이합니다.
성호 긋는건 어려워도 두손 모으는 아멘은 잘 합니다.
미사 참례마치고 신부님 강복받고 집에 와 할머니가 마련한 맛난 저녁을 먹고.
할머니는 큰 아빠 꺼, 예서 꺼, 반찬도 몇 가지 비닐에 쌉니다.
할머니가 밑반찬을 싸는데 예서가 소방차를 끌고 와 소방차 안장에서 사탕껍질을 꺼내 보입니다.
할아버지와 사탕 놀이하며 벗겨낸 껍질입니다.
그걸 할머니처럼 담고 싶어 손에 든 봉지를 달라고 손짓합니다.
"에서도 비닐봉투에 담고 싶은가봐요" 에미가 한마디 거듭니다.
"그래~ 잠시만 기다려~ 다 하고 줄께~"
알아들었다는 듯, 기다립니다.
큰 아빠 몫까지 서너꾸러미를 묶는 동안 사탕 껍질을 손에 든 채로 봉투하나 얻을 때 까지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할머니가 다 끝내고 모른체 하자
"응~ 잉~ 응~ 잉~" 예서 얼굴이 일그러집니다.
그토록 오래 기다렸는데 할머니가 그냥 지나치다니!
"예서야~ 미안해!"
예서의 이유있는 투정에 온 식구가 한 바탕 웃었습니다.
2015/07/21
-표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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