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이듯' 사랑하고 기도하고 후회없이 살자

오늘이 마지막이듯

쾌유를 빕니다.

샘터 표주박 2011. 3. 29. 22:41

 

지난 주 수요일 밤 8시경 구역장과 반장이 가족 부활 판공성사표를 전하러 우리집을 방문하였다. 구역장 루시아가.. "형님. 지금 문자를 받았는데요 사비나 장부님이 위암이랍니다. 내일 아침 7시 아산병원에서 수술하신대요." "뭐? 어제 두분이 평일미사 참례하고 십자가의 길 기도도 하시던데 웬일이야." "그러게요. 내일 병원에 갈까요?" "내일 아침에 수술하면 환자도 보호자도 힘들어. 갈려면 지금 가야해." "지금이요?... 어쩌나..." "지금 빨리 갔다오는게 낫겠다. 수술전에 기도도 해 드리는게 더 좋지." "그래요.. 그럼.. 지금 가요. 준비하고 만나요." "20분 후에 지하철역에서 만나자" 어지러움증이 있는 나를 위해 우리 구역사람들은 지하철 타기를 배려 해 준다. 구역장 루시아와 반장 율리아 그리고 나... 밤길을 서둘러 집을 나섰다. 아산병원 서관. 암병동이다. 12층 너른 1인실에 들어서니 가족과 함께 계시다. "아니 어찌 이런일이 있을 수 있나요. 어제 성당에 나오셨길래 저는 또 이번엔 큰 따님 혼사가 있으셔서 신부님을 뵙나 했어요." "병자성사를 받으려했으나 신부님이 피정 중이시라 못 받았습니다" "네? 병자성사를 못받았다구요? 보좌신부님은?...." (... 뭔가 잘못되었다 싶다. 병자성사는 촌각을 다투는 일이기에 환자가 병자성사를 청하면 사제는 즉시 성사 준비를 해야 한다. 구역장이 신부님께 말씀드려야 하기에 임무를 넘긴 내가 나설 수도 없는 일... 의아 스러웠지만 어쩔수 없지 않은가....) 작년에도 내시경을 했는데 이상이 없었다고. 가끔 위가 쓰리긴 했지만 소화에 도움이 되는 식사를 하면 괜찮아서 '암'까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런데 느닷없이...위암 3기. 혼절할 정도의 청천병력이다... 아산병원에서 처음엔 내시경 수술을 하려고 했으나 개복으로 바뀌었다고... 영 기분이 내키지 않는다고.. 초조해 하신다. "수술할 수 있는 것만도 다행입니다. 심하면 수술을 권하지도 않아요" "위를 몽땅 드러낸다는데...그러면...이젠...식사는..." "위 없이도 얼마든지 건강하게 살 수 있어요. 저와 절친한 말가리다 자매님은 근 30년전에 세브란스에서 위를 다 드러냈는데 지금까지 매일미사 참례하셔요. 소화 잘 되는 음식으로, 자주 드시면 건강하게 천수를 누릴 수 있어요...." "내가 무얼 잘못했서 내게 이런일이 있나.. 그런 생각도 들고, 내 마음이 요동을 쳐요.. 마음이 영 편치를 않아요..." "환자는 심리적으로 압박을 받기 때문에 정서기복이 심할 수 밖에요. 그래서 수술 전에 기도를 해 드리려고 우리가 이밤에 왔답니다. 하느님은 우리를 지극히 사랑 하십니다. 우린 하느님의 자녀이니 하느님께 다 맡기세요. 한결 편해지실겁니다." ...손에 손을 잡고.. 길지 않게.. 그러나 간곡하게.. 우리의 마음을 모아 기도했다. 내일 아침 7시. 수술을 받으시는 시각에 '베드로 형제님을 위해' 각자의 집에서 고리고리 이어지는 묵주의 9일 기도'환희의 신비'를 바치겠다고 약속을 하고 병실을 나왔다. 사비나자매에게도 그시각에 함께 기도 하자고 일러두었다. 다음날 아침. 1분도 틀리지 않은 시각에... 베드로 형제님의 쾌유를 위해... 루시아. 율리아. 막달레나가 정성을 모아 기도를 바쳤다. . . . 오늘 기도할 시각 즈음에 '기도 덕분으로 다른환자들보다 회복이 빨라 내일 퇴원한다'는 베드로 형제님의 문자가 왔다. 3/24 목요일 아침에 수술받고 6일 만인 3/30 내일 수요일에 퇴원!....아멘! 2011/03/29 -표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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