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이듯' 사랑하고 기도하고 후회없이 살자

睿敍 ♥ 睿廷 ♥ 詣沅

참여수업

샘터 표주박 2016. 5. 30. 23:03










"곰 세마리가 한집에 있어.

엄마 곰. 아빠 곰. 아기곰.


아빠 곰은 뚱뚱해

엄마 곰은 날씬해

아기 곰은 너무 귀여워"



휴.. 끝났다... '곰 세마리'가 마지막 노래와 율동인가보다.

교실문이 열리고 아기들과 엄마들이 나오고 예서와 에미도 나왔다.


예정이가 할미 등짝은 싫다고 에미만 찾고 울어대길 거의 한시간 반.

에미가 중간이 잠시 나와서 젖을 물려 재웠는데도 내겐 긴긴 시간이다.


처음엔 수업이 없는 형아들과 20분 정도는 놀다가 어느 순간부터 엄마생각이 났는지 칭얼칭얼 대더니 마구 울어댄다. 안고 엉덩이를 토탁이고, 흔들흔들 걷고, 창문을 두드려도 보고, 같이 놀던 형아들 얼굴도 보여주고, 물도 먹이고, 별 짓 다해도 소용이 없다. 할미 얼굴 한번 보고 눈을 감고 더 크게운다. 숨까지 꺽꺽 넘기며 운다. 할수 없이 옆 교실 창문 너머로 에미에게 손신호를 보내 불러냈다. 에미 품에 안기더니 언제 울었냐는 듯, 단숨에 뚝.


임무교대...

할미는 예서 교실로 가서 옆에 앉았다. 선생님 지도에 따라 엄마와 아기가 한조가 되어 엄마는 새(鳥) 모자쓰고 새(鳥)옷을 입고 아가는 鳥로 변신한 엄마새 날개에 별 무늬를 붙이는 게임이다.

예서는 엄마鳥 아닌 할미鳥 날개에 별을 세개나 붙이고 즐거워 한다. 

그러나 다른 아이들은 엄마와 한조가 되는데 예서는 엄마대신 할미니까 '엄마는?'하며 찾는다. 금새 울상이 되어 예서마저 울음보가 터질것 같아

"엄마 데려올께~ 기다려~" 고개를 끄덕인다.








엄마품에서 고이 잠든 예정이를 할미 등에 업히니 깨서 또 운다.

엄마와 예서와 함께하는 참여수업이므로... 에미는 예서에게로 보내고...

예정이는 할미등은 싫다고 뒤로 젖히며 운다. 때문에 내 허리는 거의 ㄱ자로 구부려야 했다. 두손을 뒤로 예정이 엉덩이를 받치고 토탁이고 리드미컬하게 움직여도 엄마를 내놓으라고 계속 우는데 진땀이 난다.


할미도 왕년에 년년생을 홀아시로 키운 육아 도사건만 이렇게 쩔쩔매다니...  등에서 한참 버둥대다가 지쳤는지 움직임이 둔해 지고 드디어 잠이 들었다. 어찌나 울었던지 자면서도 서러워 흐느낀다. 예정이는 눈물에 할미는 땀에 흠뻑 젖었다..ㅋ







"어머니, 오늘 시간있으세요? 예서 어린이집 참여수업이 있는데요 애비가 저녁 다섯시까지 시간을 맞출 수 없대요.  4시 30분까지 오실수 있나요. 2시간 수업이어요."


얼마전 예서가 다니는 어린이집 딸기밭 야외 수업 행사에 에미는 예정이 감기로 따라나서지 못하고 같은반 엄마에게 예서를 부탁했다 하기에

'그럴땐 할미 써먹어...' 했었다.

할미라도 따라가 두어시간 쯤 못견디랴....했더니만... 

이런.. 에미가 옆교실에 있는데도 이렇게 진땀을 뻘뻘 흘린다.

아기보기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확실하게 보여준 날이다.


며늘아기는 경력단절이 아쉬워 퇴사를 망설이다가 육아를 남의 손에 맡기기 보다는 퇴사 택하는 용단을 내렸었다. 

내가 10년만 젊었어도 키워 준다 나섰을 텐데... 건강이 받쳐주지 않으니 마음뿐.. 에미가 직장에 다녀 예정이가 저렇게 슬피 울었다면 할미도 함게 울었지 싶다. 에미 찾는게 넘 가여워서....










2016/05/30


-표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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