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현실에서
빛 바랜 추억 한 자락 눕히고 서있는
낡은 목조 건물같은 자신을 발견합니다.
온갖 비바람을 버티어낸 시절은
퇴출을 목전에둔 가장처럼 초라합니다
10년 전에 찍은 제법 곱상해 보이는 미소를 보며
10년 후엔 오늘의 이 누추함도 그리움이 되려니..
얼른 어른이 되어 무언가를 꼭 이루며 살겠노라던,
고생만 하시는 어머니가 안스러워 편케 모시겠노라던,
기특하고도 갸륵했던 소망의 다짐도 서산으로 보내고
일상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매몰 되었습니다.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배려하고
나 보다 조금은 더 힘든 이웃과 체온을 나누고
놓아버린 희망의 끈을 집어주는 훈훈함 가슴으로
인생의 향기가 배어나는 오늘이고 싶습니다.
달무리진 하늘에서 반짝이는
소망의 별 하나 다시금 찾아냅니다.
고추장과 김치는
익어갈 때 제 맛을 내듯이
곰삭은 연륜의 맛으로
발효하고 싶은 소망의 별하나.
외투 깃에 아무렇게나 딩구는 비듬처럼
나태하지 않은 오늘이기를 다짐합니다.
04/12/06
-표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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