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이듯' 사랑하고 기도하고 후회없이 살자

오늘이 마지막이듯

아름다운 삽화 한 컷

샘터 표주박 2008. 2. 25. 09:18
 

 

그림동화는 아름다운 삽화 위주로 된 이야기책이지요. 세심하면서도 해맑은 동화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삽화가 그려져 있기에 생동감과 포근한 감동을 더해 주곤합니다. 쌩땍쥐베리는 '어린 왕자'에 자신이 직접 아름다운 삽화를 그려넣어 한층 승화된 맑은 동심의 세계로 이끈 불후의 명작을 후세에 길이 남겼습니다. 아름다운 빛깔과 꽃향기가 가득한 삽화가 감성이 둔해진 우리들 정신건강에 청량제가 되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오늘은.... 잔잔한 미소를 머금게하는' 깨끗하고 예쁜 창문'과 같은 작은 이야기로 안내 하고자 합니다. 매연과 분진으로 가득찬 우리의 폐공에 '청정산소와 같은 삽화 한 컷'.... 가끔은 필요하리라... 여겨져서요...^^ 교회에서는 예수부활 40일전부터 '재의 수요일'을 시작으로 '사순시기'를 맞습니다. 이시기동안 금육과 금식으로 몸과 마음을 정결케하는 내적 성찰로 예수님 부활을 맞을 준비를 합니다. 지난 화요일 교리시간에 예비자님들께 '예수님의 생애'를 인형극으로 제작된 영화를 보여드렸습니다. 90분짜리 영상물로 거의 절반쯤 상영 되었을때 50대 초반의 젊은 할머니가 아가손을 잡고 들어오셨습니다. 지각을 한 셈이지요. 화면에서 반사되는 불빛만으로 실내가 어둑컴컴한데 할머니 손에 이끌려 온 아가도 자리에 앉아 화면을 주시합니다. 자막으로 처리된 대사를 읽을 수도 없으련만, 시선을 돌리지않고 얌전히 잘 견디어 주어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영화상영이 끝나고 교실을 옮겨 '예수님 생애'에 대한 소감을 서로 나누는데 아기 할머님이 말씀하십니다 "에미가 퇴근이 늦어져서 손자를 맡길데가 마땅치않아 데리고 왔는데 영화를 잘 보아 다행이었어요. 예수님을 가르키며 '이쁜사람' 예수님을 향해 매질하는 사람을 가르키며 '미운사람'이라고 해서 저도 놀랐습니다" 두돐지난 어린아기 눈에도 아픈사람을 어루만져 주시고 선행을 베푸시는 예수님은 '이쁜사람'으로, 매질을 하는 사람은 '미운사람'으로 표현을 합니다. 더빙으로 들려준다 한들 '성서말씀'을 이해하였을리 없으련만, 음성언어가 아닌 시각을 통해 인식되어지는 무의식의 언어인 인형들의 몸동작 '바디 랭귀지'의 힘이 크다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그뿐만아니라 집에서도 할머니가 기도문을 외우면 옆에서 '아멘.. 아멘...' 따라 한다네요. 교리가 끝나고 할머니 출석카드에 확인도장을 찍었습니다. 아가도 할머니 앞에 놓인 '가톨릭 주요 기도문'을 얼른 집어 내게 내밉니다. 저도 찍어 달라는 거지요. 어찌나 귀여운지 인주를 듬뿍 묻혀 선명하게 '꽉' 찍어주니까 활짝 웃으며 공손하게 인사까지 합니다. 아가 눈동자에 비춰진 투명한 '맑은 창문'을 통해 나를 비추어봅니다. 때때로 마음속에 내재되어있는 '유다'를 감추면서 살지나 않았는지.. 편의에 따라 눈도 감고 귀도 막으며 '베드로처럼 주님을 외면'하지는 않았는지.. 아가의 동공에 박힌 '이쁜 사람'처럼 살려고 노력은 했는지를... 그날 우리는... 아가의 짧은 해설에... 매료되었답니다.. 아가가 다음주에도 교리에 나오면 아예 출석카드를 만들어야 겠지요? 그러다가 할머니와 함께 6월에 성인 세례도 받아야겠지요? ......ㅎㅎㅎ
08/02/25
-표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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