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이듯' 사랑하고 기도하고 후회없이 살자

오늘이 마지막이듯

잔치국수

샘터 표주박 2013. 11. 25. 17:36

 

 

 

 

 

 

 

 

 

"형님 몫으로 싸 두었어요"

 

설거지를 마치고 겉옷과 가방을 챙겨 주방을 나서려는데 '시니어 아카데미 주방담당 자매님'이 묵직한 검정비닐 봉투를 손에 들려준다.

 

"난 그냥 갈거야. 다른 자매님 드려"

 

대녀까지 '우리 레지오 단원 대타'로 몸이 불편하신데도 힘들게 설거지 하였으니 가져가야 한다며 거든다.

 

지난 주 11월 22일 금요일, 본당 '2013년 시니어 아카데미 종강'을 했다. 인생 제3기에 해당하는 65세 이상 노인신자들의 신앙성숙과 영성적인 활동을 지원하고 활기찬 삶으로 이끄는 시니어 아카데미는 전반기 3개월, 후반기 3개월 과정으로 매주 금요일에 유익하고 즐거운 학습과 체험을 한다.

 

강의 후에는 격주로 '밥'과 '국수'를 번갈아서 점심을 대접하는데 이번 종강날은 '잔치국수'차례였다. 배식과 설거지 봉사는 각 Pr.에 배당한다. 그러나 대녀가 속한 레지오팀은 '직장팀'으로 낮시간에 배당된 봉사를 수행할 수가 없으므로 대녀가 내게 SOS를 청했던 것이다.

 

"아... M형님 갖드려야겠다. '성당표 잔치국수'를 무척 좋아하시는데 병환중이어서 성당에 못나오셨어"

"국수가 모자라서 국물만쌌어요.."

"국수는 삶아 갖다 드리면 되겠다..."

 

삶은 국수를 투명 비닐에 포장하여 성당에서 가져온 검정 비닐봉투에 담으려고 펼쳐 보니까 그안에 육수와 갖가지 고명과 양념장, 절편 10개까지 빠짐없이 골고루 들어있다. 한걸음에 달려가 전해 드리니 80을 바라보시는 M형님은 환하게 웃으며 반기신다. 어린아이 처럼... 

전하는 내 마음도 흐믓하고....^^

 

소소한 것이라도 함께 나누고 싶은... 맘!

이런게 바로 작은 행복이 아닐까?

 

 

 

 

 

 

 

그것은 사랑이다

그리운 것이 있다면
그것은 외로움이다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사랑이다

미워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 또한 사랑이다

그리운 것도, 보고 싶은 것도
외로운 것도 없다면
그것은 사랑을 모르는 사람이다


- 전기예의 시집

《디아스포라의 황혼》에 실린 시
   <사랑을 모르는 사람> 전문 -

 

 

 

2013/11/25

 

-표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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