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이듯' 사랑하고 기도하고 후회없이 살자

오늘이 마지막이듯

택배 여학생

샘터 표주박 2020. 1. 22. 23:47

 

 

 

 

 

표주박 블로그에

'오늘이 마지막이듯' 독백을 읊다보니

어느덧 설날 먹은 떡국 그릇이 20개나 쌓였습니다. 

 

떠밀린 年에겐 미련없이 '잘 가시오' 

붉게 솟구치는 새 年을 반기며 '복 받으시오' 

두손 모아 덕담을 나눈 세월이기도 합니다.

 

경자년은 흰 쥐 해로

영리하고 영특한 영물이랍니다.

 

우리들 인간의 건강을 위해 

제 목숨을 실험용으로 내놓는 흰 쥐,

 

올 한 해 내내 우리들 가정에

†주님께서 강복하시는

건강과 평화와 기쁨이 넘치기를

두손 모아 간구합니다.

 

 

 

 

 

 

 

 

 

 

엊그제 일입니다.

 

이른 아침에 폰이 울립니다.

아침 준비 중이라 보청기 착용할 틈도 없어

그냥 전화를 받았습니다.

 

멀리 들리는 가냘픈 소리,

게다가 말도 빨라 남자? 여자? 가늠조차 안되어도

어떡합니까. 대충이라도 알아 들으려고 긴장했고. 

 암튼.. 택배.. 배달.. 그런 이야기다 짐작되어 

"오늘 외출 않고 기다릴게요"

대답 했습니다.

 

30여분쯤 지나 아침 식사를 거의 끝낼 즈음

현관밖에서 기척소리가 나서 문을 여니

이것을 내밉니다

 

 

 

 

아들을 통해 들은

사돈 댁에서 보낸 명절 선물 배송입니다.

 

그런데 이 선물을 들고 온 사람이

놀랍게도 긴머리 늘어뜨린 앳띤 여학생이어요.

흰 니트 폴라에 교복 같은 검정 외투를 걸쳤습니다 

고1? 고2? 쯤이나 됐을까?

여학생 택배 배달은 처음 접한지라 

  

 

"어머나. 여학생이네. 알바하는 구나.

기특 해라~"

 

  포장 손잡이를 내 손에 넘기며

"여기에 싸인 해주세요" 

싸인을 받고는 쏜살같이 계단을 내려갑니다.

 

내 손에 닿은 여학생의 차디찬 손!

그 서늘함이 아직도 느껴집니다.

 

겨울답지 않게 추위가 없어 다행이지만

그래도 엄동설한인걸요.

'온종일 종종 걸음으로 뛰어 다닐테지...'

한편 대견하고, 한편 안스럽고,

'서랍속 장갑이라도 꺼내 줄걸....'

 

 

 

 

 선물 포장용 가방이

한번 쓰고 버리기엔 아깝기도 하고

또한 자원낭비다 싶어 

예서네 친가.외가로 이동할 때

'장난감 담으면 딱!'

 

설날 세배 오면 주려고 잘 모셔 두었습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한 설 되세요~

 

 

 

 

 

 

 

 

2020/01/22

 

-표주박~

 

 

 

 

 

 

 

 

 

 


 

'오늘이 마지막이듯'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생충  (0) 2020.02.16
설 맞이 이야기  (0) 2020.02.02
새해에는   (0) 2020.01.12
예수님 생일날  (0) 2019.12.25
주여, 가을입니다  (0) 2019.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