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소망 하나 ♣
-유안진-
생각날 때 전화할 수 있고
짜증날 때 투정 부릴 수 있는
더없이 넓은 가슴을 빌려줄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눈이 부시도록 푸른 하늘이
혼자 보기엔 안타까워 같이 보고
이렇게 퇴근길이 외롭다고 느껴질 때
잠시 만나서
커피라도 한 잔 할 수 있고
가슴 한아름 아득한 미소를
받고 싶은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거울 한번 덜 봐도
머리한번 덜 빗어도
화장하지 않은
맹숭맹숭한 얼굴로 만나도
전혀 부끄럽지 않고
미안하지 않고
서로의 겉 모습 보다는
둥그런 마음이 매력있다면서
오히려 그게 더 친숙해져서
이쁘게 함박웃음 웃을 수 있고
언제 어디서 우연히 길을 가다가
은행을 가다가
총총히 바쁜 걸음에
가볍게 어깨를 부딪혀서
아~하고 기분 좋게
반갑게 설레 일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열 마디의 종알거림에
묵묵히 끄덕여주고
주제넘은 간섭을 시간이 흐른 후에
깨우쳐주는 넉넉한 가슴을 지닌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가끔씩은 저녁값이 모자라
빈 주머니를 내 보이면서
웃을 줄도 알고
속상했던 일을 곤드레 술이 취해
세상에 큰소리 칠 줄도 알고
술값도 지불케하는
가끔은 의외의 면이 있는
낭만스러운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부모님의 수고스러움을
늘 감사하고
형제들의 사랑을
늘 가슴깊이 새기며
자신을 조금은 다스릴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그리고 거기에 썩 어울리는 사람이
나였으면 더욱 좋겠다.
이토록 소박한
소망의 꽃 한송이
모든 이의 가슴에
달아주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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