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오! 늦었지만 생일 축하한다~ 실은 말이다 어제 1월 16일 다음에서 '새 칼럼 터'를 마련해 주었거든. 첫글로 네게 보내는 생일 축하글을 올렸는데 오늘 아침에 다시 이것 저것 시도하다가 그만....삭제 버튼을 꾹~ 했지 뭐니. 아직 새 칼럼에 익숙지 못해서 빚어진 불상사였지. 어제 기분을 살려서 다시 쓰려니까 원본대로...써지질 않네....ㅎ 어제 쓴 글은 제법(?) 잘썼다 싶었는데.... 호호호....아까워라......ㅎ 어제는 생일이었고, 오늘은 영명축일(안토니오 아빠스)이기에 너와 동생 스테파노까지 생미사를 봉헌하였는데 신부님이 미사중에 우리 아들 이름을 호명하는 걸 깜박~ ㅎㅎㅎ 미사경본을 줄줄 읽어내려가는 신부님을 바라보며 분심중에 드린 기도(?).... 소회를 옮겼거든. 그걸 다시 복기하려니까 잘 안되는구나.... 어제는 적나라하게 썼는데.ㅋㅋㅋ 네가 태어났을 때 에피소드 한토막 이야기 해도 되겠니? .....에피소드란 본래 좀 부끄러워야 뇌리에 오래도록 남거든..... 하하하~ 네가 태어나던 날은 무지 추웠어. 수은주가 연일 -15℃ 아래를 맴돌았으니까. 네가 태어나기 20여일 전, 12월 23일은 작은 아버지 결혼식이었는데 그날은 수은주를 무려 -20℃로 끌어 내렸단다. 오일 쇼크로 온 나라가 흰 눈과 함께 꽁꽁 얼어 붙어 체감 추위는 이루 상상키 어려우리만치 추었단다 그 추위에 만삭의 몸으로 시동생 결혼 시키고 첫 아들(장손)까지 생산했으니 하늘나라에 계신 너의 친할아버지와 할머니께서 '장하다 내 맏며느리' 그러셨겠지?' 그렇게 추운 날, 엄마는 진땀을 흘리면서 너를 세상밖으로 밀어내었지. 너는 엄마 뱃속에서도 에미를 무지하게 밝혀서 (?) 자꾸만 엄마 가슴으로 파고 들었고...덕분에 엄마는 더욱 힘들었고.... 하지만 밀어내는 것만이 너를 위한 최선의 길이었단다....ㅎ 그때는 서울대 병원이 구 건물이었음에도 산부인과 병동만은 난방이 제법 잘 되어서 추위때문에 고생하지는 않았어 저녁 6시에서 7시 사이에 우렁찬 울음소리와 함께 네가 태어났지. 다음날 아침에 레지던트(?)이지 싶은 젊은 의사가 네게 포경수술을 권하는 거 였어.. 엄마는 분만대에서 너와 첫 상견례를 하였지만 아버지는 너와의 미팅을 위해 아침 일찍 병원으로 출근하였던 터라 한마디 거든다는 게 "해줘야지요" 10시 첫 수유시간에 간호원이 너를 안고 왔는데 글쎄...말이다....고추에 붕대를 감고 잠이 들었지 뭐니. 얼마나 안스러웠는지.... 1년 후....여름... 그 병원에서... 네 동생 스테파노를 또 낳았을 때 그때도 역시 낡은 건물이었지. 신 병동은 짓는 중이었고... 아~ 글쎄....네 동생에게도 또 포경수술을 권하지 않겠니. 그때는 엄마가 단호하게 "얘는 나중에 자라면 해 줄래요" .........하하하~ 스테파노는 중 1땐가 중 2때.............ㅋㅋㅋㅋㅋㅋㅋㅋ 생일 선물 치고는 유치하지? 때때로 유치해 지는 것도 활력소가 된단다. 안토니오 영명축일날.......... 엄마가 주책부리고 싶어서........... ㅉㅉㅉㅉㅉ ㅎㅎㅎㅎ ㅋㅋㅋㅋㅋ 축하한다....ㅎ -표주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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