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님이시여!
어제밤 꿈에 그 청년이 손을 꼬옥 잡더이다.
당신은 알고 계시지요? 그 청년을.
두세번 몸부림을 쳐야 제몸 하나 간신히 추스리던 그 청년을.
잎새들도 비움을 마친 계절에 땀에 젖은 얇은 면티 하나 걸치고
웃음인지 울음인지 엉킨 얼굴에 구슬땀이 쏟아져도 닦을 수도 없는 몸을 움직이는 게 그토록 중노동이던 그 청년을,
혼신의 힘을 다해 이 무릎에 한 문장 던지고 꼬인몸 또 두세번 허물어 옆 무릎에도 한 장 내려놓던 눈물겨운 혼신의 노력을 당신도 보셨겠지요.
지병이 깊어 아들 손발이길 멈춘 노모와 구멍가게 차리는 게 소망이라고..
유인물에 준 눈길마저도 차마 죄스러워
옆 사람도 앞 사람도 안타까움에 시선을 내리고 슬며시 지갑을 열던 따뜻한 마음들, 당신도 보셨을 테지요.
어제밤 꿈에 그 청년이 제게로 다가와 환하게 웃네요.
사랑의 님이시여!
'.....하나에게 베푼 것 모두가 내게 한것 이니라....'
최선을 다한 노동의 대가 당신의 사랑을 통하여 이루어지기를 청하나이다...
아멘...
05/12/01
-표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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