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장이 덩쿨 담장이 덩쿨 언제 부터인지도 모르게 옆집 담을 끼고 푸릇푸릇 기어오르더니 작년 부터는 제법 무리를 이뤘습니다. 기어 올라 봤자 초라한 담이련만 기를 쓰고 낡은 벽에 기대어 나름의 문양을 만드는 생명력이 놀랍습니다. 이제 나날이 더 화사하게 화장을 하고 '나도 가을꽃이다!' 아무.. 표주박의 詩作노트 2019.10.14
꽃 길, 사람 길 서울 장미 축제 제가 사는 곳에서 멀지 않은 중랑천 뚝방 장미 축제에 다녀왔습니다. 주일 아침, 며늘아기가장미 축제에 사진을 찍으러 가는데 아버님 어머님도 동행하시겠냐고 알립니다. 예서, 예정이 유치원, 어린이 집 사진전에출품해야 한다구요. "장미가 지천에 널렸으니너희들이나.. 표주박의 詩作노트 2018.05.21
낙엽 Vencent Van GoghLandscape With House and Ploughman 1889 시몬, 나무 잎새 져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 빛깔은 정답고 모양은 쓸쓸하다. 낙엽은 버림받고 땅 위에 흩어져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해질 무렵.. 표주박의 詩作노트 2017.11.11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쫓기듯 허둥대며 종종걸음 치던 시간들이 아득한 뒤안으로 사라지려 합니다. 미숙함에서 비롯된 아픈 실수도 설레임 가득했던 우리의 기억도 숱한 이야기를 뒤로하고 세월호에 실려갑니다. 한 줌 아쉬움일랑은 훠이 훠이 날려버리고 두 줌 밝은 희망의 싹을 바라볼 때 입니다. 칠흑 바다.. 표주박의 詩作노트 2015.12.31
겨울서곡 겨울서곡 달리는 자동차도 서있는 가로수도 주인따르는 삽살개 털옷도 하얗다. 함박눈이 새하얀 세상을 열었다. 하얀음표가 펄펄 날아 고요한 화음으로 하늘 세상을 연주하고 남녀노소 활짝 웃는다. 모든 불협화음을 섞고 눈멀고 귀먹은 이들 마음가난을 두려워하는 이들 어리석음을 지.. 표주박의 詩作노트 2015.12.04
이소리를 들어요 이소리를 들어요. 앙상한 나목도 바싹 마른 잡초도 긴 잠 깨우는 소리! 잔설에서 흘러내리는 태고적 소리! 마디마디 틔워내는 고통의 소리! 봄의 소리! 영혼의 소리! 생명의 소리! 듣는다. 더 청아하게 더 낮게 더 넓게 하나로 똑 똑 2014/03/10 -표주박~ 표주박의 詩作노트 2014.03.10
잠이 안오네! 낮에 우리창 너머로 첫 상면 고녀석! 동동이! 눈에 선해 잠이 안오네! 세상에 나와 6시간이나 할미를 지둘렀다고 눈을 꼭 감고 아는체 할까 말까 망설이나봐 허.. 고녀석! 동동이! 미간을 찌프릴때 살짝 잡히던 쌍가풀 눈에 선해 잠이 안오네! 며늘아기는 출산 준비로....... 신부님께 안수도.. 표주박의 詩作노트 2013.12.10
가을, 그리고 詩 가을, 그리고 詩 낙엽. - 가을이 왔네요. 이산 저산 휘저어 고운 옷 입혀 활활 타올라 황홀로 이끄더니 불청객 추적거림에 단벌 옷 적시어 축 처진 무게로 한닢 두닢 떨어지고. 낙엽이 쌓여요. 찬바람에 이리저리 딩굴다 모퉁이에 옹기종기 모이네요. 마치 우리네 삶 처럼요. 겨울이 오네요.. 표주박의 詩作노트 2013.11.18
장미 장미 성당 오르막 길 시멘트 담장을 기대고 높은데 올라 앉아 붉디 붉은 미소를 쏟아낸다. 거센 비바람도 뙤약볕도 피하지 않고 뜨거운 얼굴로 상처난 우리 마음을 어루만지는 눈부시게 이름다운 너! 너는 네 몫으로 나는 내 몫으로 오늘을 산다. 그래, 그렇게 사는거야 붉은 정열로 사는 .. 표주박의 詩作노트 2013.06.07
별 이야기 별 이야기 수요일마다 별을 보러 관악 캠퍼스에 간다. 중년 아지매도 많고 백발이 성성한 신사는 더 많다 그들과 더불어 이날은 나도 학생이다. 별 하나 나 하나 손가락 걸던 순박한 시절로 돌아가 저 많은 별들은 어떻게 왜 생겨났을까? 빅뱅과 우주 탄생! 외계 행성과 생명체! 태양계 탄.. 표주박의 詩作노트 2013.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