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이듯' 사랑하고 기도하고 후회없이 살자

표주박의 詩作노트

그대 있음에

샘터 표주박 2007. 12. 10. 19:39
 
 
첫 눈이 흩날리던 날, 문득 그대 생각에 잠겼나니 변함없이 다정한 그대 목소리는 둔탁해진 나의 청각을 애무하나니 그대 숨결이 빚어낸 순수의 언어는 희뿌연 유리창을 닦아내는 손길이 되어 세상사에 무디어진 내안의 벽을 허물어 순백의 初雪을 닮게 하나니 구부정한 허리를 잠시 펴고 설화로 가득한 하얀 허공을 바라보나니 구김없던 계절을 지긋히 그려보나니 외로운 사람은 다 안다 쓸쓸한 첫 눈이 더 차갑다는 것도 메아리를 잃은 사랑이 부질없다는 것도 그리움을 버리는 연습이 헛되다는 것도 은빛에 잠긴 겨울 숲이 더 적막하다는 것도 고독한 섬을 가슴에 품어 본 사람은 다 안다 그럼에도 메마른 내 삶의 갈피에 해밝은 햇살 한 줌 뿌려주는 그대가 있어 나는 오늘도 사랑노래를 부르나니 그대 있음에, 살아 숨쉰다는 것이 기쁨이 되나니 07/12/10 -표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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