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장 밑을 졸졸 흘러
산과 들에 연둣빛 멍석 깔려고
안개를 헤치고 오는 봄아!
깊은 산, 잔설 머리에 이고
검정기름띠 갯펄 뛰어넘어
살랑바람에도 파르르 떠는
나뭇가지에 드리운 봄아!
이젠 추위와 슬픔에서 벗어나
땅 속 탯줄의 힘으로 밀어낸
버들강아지의 연주를 들어라
삼짇날 하객 제비도 찾아오거늘
야물게 여미었던 오무림도 풀고
굳은 관절에서 화사한 꽃 피워라
눈 속에 묻어둔 매화
수줍은 산수유 노란 꽃망울
눈 맑은 열아홉 처녀
새 봄, 활력이 출렁인다
08/03/01
-표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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