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이듯' 사랑하고 기도하고 후회없이 살자

오늘이 마지막이듯

김수환 추기경님 5주기

샘터 표주박 2014. 2. 15. 20:31

 

 

 

 

 

 

 

 

 

오늘의 묵상

 

김수환 추기경님이 선종하신 지 오늘로 꼭 다섯 해가 되었습니다. 2009년 2월 16일, 그분이 숨을 거두시자 추운 날씨에도 며칠 동안 명동 성당 앞에 늘어선 추모객은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우리는 그 모습을 잊을 수 없습니다.

 

슬프면서도 아름다웠던 그 기억은 이 땅의 그리스도인뿐 아니라 교회를 넘어 그분을 사랑하고 존경하는 사람들이 바르고 아름다운 삶을 사는 데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사람마다 추기경님의 모습을 더욱 생생히 떠올리며 생각하게 되는 장소들이 있을 터인데, 저에게는 모교인 서울 신학교의 주교관과 우리 본당의 고해소입니다.

 

강의하러 신학교에 가, 지난날 부제품을 받기 전 추기경님과 마주앉아 면담을 한 주교관을 바라보면서, 그리고 우리 본당의 고해소에 들어가 그 문 안쪽에 누군가 붙여 놓은, ‘별이 지다.’라는 문구와 함께 환하게 웃으시는 추기경님의 모습을 담은 사진엽서를 보면서 저는 그분을 가슴속에 그려 봅니다. 그런데 추기경님의 ‘옹기’라는 아호의 뜻에 대해서는 선종하시고 시간이 한참 지난 뒤에야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지난해 이맘때 본당의 한 교우분에게서 추기경님 관련 사진과 그분을 추모하는 글을 모은 아름다운 책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그 책에는 질그릇을 뜻하는 추기경님의 아호에서부터 그분의 삶과 죽음이 우리에게 특별했던 이유를 생각해 보게 하는 대목이 있었는데 많은 부분에서 공감하였습니다. “과연 우리는 질그릇인가? 뭇사람은 별과 같은 존재, 보석과 같은 존재로 인정받기를 원한다. 추기경님이 다르신 이유는 바로 별이 아니라, 보석이 아니라, 질그릇이 되셨기 때문이다”(김명훈).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직접적인 인연이 없어도 그리워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김 추기경님은 그러한 분이셨기에 수많은 이의 영적인 아버지가 되셨던 것입니다. 질박한 옹기그릇처럼 진실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삶이야말로 우리가 그리워하는 그분께 드릴 수 있는 가장 큰 사랑의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2014. 2. 16. 매일미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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