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이듯' 사랑하고 기도하고 후회없이 살자

표주박의 散文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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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표주박 2014. 10. 13. 15:54

 

 

 

 

 

 

레지오 단원 네명과 차를 몰아 새로 이전한 중랑경찰서 앞 맛두부집에서 생각보다 거한 두부정식으로 이른 점심을 해결하고 중랑 캠핑숲으로 이동하였다. 나무다리 건너 밤나무 아래에 돗자리를 깔고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넘나드는 담소로 친교를 나누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서울에서 재정도가 가장 열악하다는 이지역에 청소년과 주민의 

휴식을 위한 캠핑 시설이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이곳에

35년째 사는 구민으로서 등잔밑 어둠이 부끄럽기 그지없다.

 

그로부터 3일 후, 어제는 대학로 젊은이들의 숲에 끼어들어 동숭로길 입구 낙산가든에서 얼큰한 회냉면으로 입가심하고 리모델링으로 산듯하게 치장한 건물들 사잇길 꼬불한 길을 돌고 돌아 자유빌딩 지하 소극장 매표소 앞에 섰다. 

 

뮤지칼 '성냥공장 아가씨'를 관람하려고....^^ 

 

앞 두줄은 빈좌석, 내 자리는 세번째 줄 한가운데다. 배우들 숨소리는 물론이고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방울과 슬픔을 억누르는 눈물방울까지 손수건을 내밀면 닿을 듯한 거리다.

배우들의 처연한 눈빛과 함성, 노래와 율동이 객석을 깨워 한 호흡으로 울고 웃고 분노하고 박수친 한 시간 반이 너무나 짧다!

 

1960~70년대 인천의 성냥공장 여공들은 '새벽 종이 울렸네!'를 부르며 희망에 부풀지만 부패한 경영자의 잔인한 착취와 일신의 영달만은 위한 비열한 술수로 종내는 밤의 여인으로 내몰리기까지.그 슬픈 역사와 아픈 뒤안길을 적나라하게 헤집어낸다. 그녀들의 절절하고 애달픈 기록을 창작 뮤지칼로 담아낸 '성냥공장아가씨!'

 

오래 전의 어느 소극장 연극엔 관객이 20여명 남짓해서 그 썰렁함에 실망했었던 아스라한 기억도 있고 또한 년전에도 바오로와 동행한 명동성당 '창작 성극'의 휑한 객석에 실망한 바오로가 

'다음부터는 당신 혼자 다녀!'라는 핀잔을 주기도 했었다. 

 

어제는 객석도 빈자리가 없었고 그보다도 배우와 관객이 혼연일체로 교감했으니 요즘말로 '따봉!'이다. 귀한시간을 할애하여 동행한 수산나에게도 면이 선 것 같아 흐믓했고....^^

비록 지방극단(인천) 소극장 뮤지컬이지만 이정도로 관객 호응을 이끌어 낼 수 있다면 성공작이라 감히 말하고 싶다.

 

자연이 주는 청정숲에서 머리속 먼지를 털어내고 대학로 사람 숲에서 젊은 에너지를 충전했으니 이만하면 멋진 한주간이라고 말해도 되겠다!

 

 

 

 

 

 

 

 

 

 

 

이미지 출처 : 극단 홈피

 

 


 

 

 

 

2014/10/13

 

-표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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