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이듯' 사랑하고 기도하고 후회없이 살자

표주박의 詩作노트

담장이 덩쿨

샘터 표주박 2019. 10. 14. 16:44





담장이 덩쿨 






언제 부터인지도 모르게

옆집 담을 끼고 푸릇푸릇

기어오르더니

작년 부터는 제법

무리를 이뤘습니다.


기어 올라 봤자 초라한 담이련만

기를 쓰고 낡은 벽에 기대어

나름의 문양을 만드는

 생명력이 놀랍습니다.


이제 나날이 더 화사하게

화장을 하고

'나도 가을꽃이다!'


아무도 눈여겨 봐 주지 않기에

제가 한마디 남깁니다.


'너도 가을 꽃이다!"







엊그제는 친구 남편이

뇌출혈로 쓰러졌다는..

이제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겼다는..



아둥바둥 기어오르다
바알갛게 물들다
찬바람 한줄기에 후두득..

나이듦의 언저리를 봅니다.

자랑할 것 하나 없는 나 또한
담장이 덩쿨처럼 아둥대다가  
어색하게 물들다가
그러하겠지요.







2019/10/14

-표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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