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이듯' 사랑하고 기도하고 후회없이 살자

오늘이 마지막이듯

입학 첫날에..

샘터 표주박 2022. 3. 5. 21:14

 

 

오미크론 확진자 266,853명 찍은 3/4일, 금요일.

예서는 개학, 예정이는 입학날!

게다가 아파트 입주와도 겹쳤습니다.

우리에겐 3/4일이 吉日.

 

할미마음 같아서는 

연일 확진자 25만여명으로 최고점을 갱신중인데

현사태를 참작하여 어린이, 유.. 초..만이라도 

상황에 따라 등교시기를 조정하면 어떨까...

교육당국도 여러 경우의 수를 고민을 했겠지만..

 

백신 접종이 불가한 유아와 초중등생에게

정확도 20%인 '자가키트' 검진에 의존하라니...

그것만 믿고 학교보내야 하는 상황이니

당연히 조마조마 합니다.

 

"어머니, 이삿날 오시지 마세요. 포장이사라

아이들 등교시키고 이삿짐 실려 보내면 되어요."

"알았어.... 아이들 코로나... 조심하고..."

 

할아버지, 할머니는 지병이 몇개씩이므로  

조심하라는 며늘의 배려입니다.

 

그런데...

할아버지 점심 드리고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할아버지와의 산책보다 아들부부 점심이나 먹이자..'

마음 바꿔 주섬주섬 준비합니다.

마스크에 페이스 쉴드 덧쓰고 출발.

 

학교는 등교 첫날이므로 선생님을 비롯한 학부모등

모두들 신경써서 철저히 관리하리라 믿고...

이제 12시 넘었으니 웬만한 짐은 다 들였을 테고..

전철 3정류장만 더 가면 바로 역앞 아파트이기에

단골 초밥집에서 초밥 3인분 포장해 들고

입주 아파트로 갔습니다.

 

000동 000호, 활짝 열려진 현관으로 들어가려니 

낮모를 젊은 청년들 5~6명이 서성입니다.

 

여기 아닌가?

그럼 몇호지?

여기 기웃.. 저기 기웃..

 

급하게 며늘, 아들 폰을 눌렀으나 희미한 신호음!

(제가 난청이라서 보청기 착용합니다)

 들리기는 하는데 무슨 말인지 분별이 안됩니다.

 

"나 여기 왔어... 000호 맞냐?"

할미 말만 하고는..

가족 카톡방에 '몇호냐?'...ㅋ

이내 톡이 왔습니다.

 

"학교에 확진자 발생, 연락이와서 아이들 검사끝내고

데려오느라 운전 중입니다. 곧 도착해요"

 

내 그럴줄 알았습니다.

아이들이 자가키트 검사로 음성이라지만

개학 첫날 등교하자마자

염려했던 일이 터지니... 역시나네요...

 

톡을 받고는 000호로 들어가

친할머니라 밝히고 거실엔 청년들이 있어서

안방으로 들어가니까

아직 달지 못한 고상이 보입니다.

 

그 고상을 들고 가져간 성수를 꺼내고

청년들에게

"저희는 천주교 신자라 기도 먼저 해야 해요.

그냥 계서도 됩니다"

 

양해를 구하고 성수 뿌리며 기도를 시작하려니까

청년들이 다 밖으로 나갑니다.

 

이때 아이들과 며늘이 들어오고

며늘이 포장이사 청년들과의 정산을 마치고,

점심때를 훨씬 넘긴 2시.

 

제가 거의 30여분이나

아파트 입구에서 헤맸습니다.

 

"애비는?"

"출근했어요. 일이 여러개가 겹쳐서 무척 바빠요.

애비가 바빠서 제가 대신 은행도 다녀와야 해요.

회사 일이 많아 제가 다 해야해요."

 

"요즘 오미크론때문에 은행도 3시30분까지야.

어쩐지 오고싶더라"

"어머니 몇시에 가실거예요? 은행에서 일보고

예원이 하원시간이라 데리러 가야해요."

"예서, 예정이 초밥먹이며 기다릴게.

 초밥 포장해오길 잘했네. 집에서 빈통 가져가

된장국도 많이 받아왔어.

은행시간 늦을라. 얼른 점심 먹고 다녀와..."

 

며늘아기가 은행에 간 다음,

아이들에게 초밥을 먹이려니 즐기지 않는 눈치..

살살 꼬셔서 예서 4개 먹고. 된장국은 싫다구요...ㅋ

예정인 3개 먹고 된장국만 벌컥 벌컥 들이키고...ㅎ

 

예정이와 할미는 동화책 읽고

예서는 자기방에서 레고 만들다

가끔 거실로 나와 동화책 읽는 거 참견하다가

 

"할머니. 초밥 더 먹을게요"

나머지 1인분을 자기방으로 들고가 먹더니

"할머니 4개 먹었어요. 8개 먹은거예요"

 

할미는 무엇이든 많이 먹으면 좋아 하니까

 '8개' 먹었다고 자랑합니다.

 

예정이도 덩달아 얼른 2개 더 먹고

또 된장국을 들이키며 하는 말이

"할머니 난 아무리 많이 먹어도 살 안쪄요"

"예정이 살찔까봐 걱정돼?"

"엄마도 옛날엔 많이 먹어도 살이 안졌대요."

 

예정이 벌써부터 살찌는 거 신경쓰나봅니다.

세월 참 빠릅니다.

이렇게 크다니...

ㅎㅎㅎ

할머니와 동화책 읽을때

할머니 폰 만지작 거리더니 셀카 찰칵!

제법 잘 찍었어요...ㅎㅎ

 

 

 

 

 

 

 

 

 

2022/03/06

 

-표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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