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이듯' 사랑하고 기도하고 후회없이 살자

오늘이 마지막이듯

운수 좋은 날인가?

샘터 표주박 2023. 2. 26. 00:04

2/24일. 금요일, 바오로 발에 미세한 부종이

와서 10년전 신우신염 치료한 주치의 병원행.

피검사하고 다음 월요일에 결과가 나오므로

바오로는 머리 자르러 이발소에 가고 마눌은

코스트코로 가서 11시. 작은며늘 만났다.

 

1층에서 비타민, 세제 등등.. 필요한 생필품을

카트에 담고. 어른, 아이 모두 육류를 즐기므로

제일 먼저 찾는 곳은 지하매장 육류코너다.

요즘 한우가 폭락이라는데 한우양지는 없다.

전번에도 없더니. 국거리만 선호하나 보다.

 

구정때 구입한 한우 우족과 사태가 있기에

 한돈 목심, 수입쇠고기 통생갈비살 3.5K,

유기농 야채, 아이들과 할아버지 간식, 생선,

쌀 10k, 흑미5k, 구이김, 과일, 빵, 건과류..

카트에 한가득이다. 거의 50만원 지출이다.

 

 

 

기분좋게 카트를 끌고 3층 주차장으로 와서

차 뒤트렁크엔 며늘네 식자재 싣고 잘잘한

시엄네 몫은 며늘이 들기 쉽게 빈박스에 담아

조수석, 운전석을 오가며 거의 다 옮겼다.

 

이때 웬 젊은 여자가 나타나 옆에 주차한 차에

핸폰 라이트를 켜 들고 우측 뒷문쪽을 비추며

"여기 이렇게 긁었다"고 며늘을 몰아세운다.

 

주차장이 예전보다 어둡다

며늘은 트렁크에 실으려고 카트를 차 뒤로 

끌고 와서 뒤트렁크에 먼저 실었건만

영문을 모르니 어안이 벙벙해 멀거니 서있다.

 

그여자, 며늘이 차 앞뒤로 오가는 걸 봤는지

혼자 크게 떠들며 무조건 '인정' 하란다.

 

며늘: "마지막 흑미 5k 운전석 옆에 실을 때

혹 빈 카트가 밀렸었나? 그런데 말씀하신

그런 느낌은 전혀 없었어요."

 

그여자: "인정하죠? 지금 인정했죠?"

더 크게 언성을 높이며 다그친다.

 

며늘: "자꾸만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저도 혼란스러워요"

 

거듭 되는 다그침에 한참동안 오가는 대화를

주시하다가 표현이 지나쳐 그여자 가르키는 

데 가보니 내 육안으로는 식별 불가능이다.

 

핸폰 라이트를 켜고 다리를 굽혀 눈 촛점을

상하 좌우로, 또 사각으로 보니 3~4cm 정도

가늘고 미세한 줄하나 간신히 찾아냈다.

이건 긁힌 자국이라기보다 희미한 페인트

덧칠 한것 같은, 손가락으로 문질러봐도 

접촉으로 패인 느낌이 전혀 잡히지 않는다.

 

할미: 이건 긁힌게 아니네요. 지금 이 카트에

긁혔으면 카트 페인트도 깎여 흠결이 났어야

하는데 전혀 그런 흔적이 없어요. 더구나

손잡이가 닿았다면 카트 손잡이 끝이 빨간

플라스틱 재질이라 이런 페인트 선이 나올

수도 없고 이치에 맞지도 않아요.

 

그여자: 할머니! 이거 긁힐 때 차가 밀려서

차안에 있는 내 몸까지 흔들렸어요. 그래서

차 안에서 내가 놀라서 나온거예요.

 

할미: 뭐라구? 차 안에서도 흔들렸다구요?

과장이 너무 심하시네. 카트를 뒤에다 댔는데

빈카트가 밀렸다 쳐도 전혀 상처가 없는데 

종이차도 아니고 어떻게 이 차가 밀려요?

더구나 사람까지 흔들려 놀랐다구요?

어처구니 없네!

 

그여자: 증거도 있어요. CCTV도 있어요.

 빨리 인정하세요!

 

핸폰을 흔들며 소리를 지른다.

할미: "어디다 대고 삿대질이고 협박하냐.

다른데서 긁히고 덤테기 씌우는거냐."

 

그여자: (며늘에게) 아까 인정했죠?

언성이 더 높아진다. 이때 또한 여자가 오더니

 "아무래도 불러야겠다!"

 

(저여자는 뭐야? 불러야겠다는 건 또 뭐야?

보험사 직원을 부른다는 건가?)

 

옥신각신 하다가 결국

며늘: "양쪽 보험사 직원 다 부릅시다."

"어머님은 차 안에 계셔요. 추워요"

 

예서애비:"어머님은 가만히 계세요" 전화다.

 

................

 

이후, 빨간불이 번쩍이는 경찰차가 오고...

양쪽 보험사 직원도 오고...

5~ 6명 왔다 갔다 수군수군 그차를 만져보고

드려다보고. 무엇을 하는지. 무슨 말을 하는지.

며늘은 그냥 서 있고 그여자만 쉴새 없이 

떠든다. 심지어 웃기도 하네..

 

그렇게 한시간여를 지나..

계급높은 경찰관이 내게로 와서

"할머니가 저 분에게 무슨말 하셨어요?"

할미: "네? 저 여자가 사과하래요?"

경찰: "아뇨. 할머니가 뭐라고 하셨나요"

할미: "우리가 긁은거 아닌거 같다 했고요"

경찰: "그건 말 할 필요 없어요"

할미: "그리고... 또 내가 뭐라했지?

너무 화가나서 기억도 안나요..."

 

(이상하다! 긁었다는 건 왜 거론 않지?)

.

그여자는

 A4용지에 무얼 쓴다. 때때로 웃으면서...

.

그 경찰관이 내게 또 왔다.

며늘: "우리 어머님은 청력아 안좋아요.

보청기 착용하셔도 잘 못 들으셔요."

 

경찰: "어머님이 딴데서 긁히고 덤테기

씌운다. 하셨어요?"

할미: "네. 그말 했어요. 처음엔 무슨 영문

인지 몰라 관여를 않다가 며늘에게 삿대질

하고 윽박지르고. 증거있다. 차가 흔들렸다.

과장이 너무 심해서 한마디 했어요.

내 나이 80이고 지금 환자여요. 며늘이

시어미 도와 주려고 바쁜시간 냈는데 이런

봉변당하니까 마음이 너무 아파요"

.

며늘이 내게 와

"보험사 직원이 이 건은 교통사고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니까 가만히 있으시래요"

살짝 귀띔한다.

 

하라는 대로 한참 더 기다리니까

경찰차가 먼저 떠나고. 그여자도 뒤따라 가고.

 

우리차도 시동을 걸고 주차장을 나왔다.

차안에서

며늘: "그여자가 고소하겠대요."

할미: "경찰이 물어본게 그거구나. 하다하다

안되니 나중엔 할미를 걸고 쓰러지는 군.

내가 무얼 잘못했기에.. 암튼.. 기가 차네..

그런쪽으로 대단한 여자인건 분명해!

내 말에 화가나서 고소한다니 조만간

경찰서에 불려가겠군. 부르면 조리있게

사실만 말하면 돼. 걱정마!"

 

ㅎㅎㅎ

 

며늘과 11시에 만나 1시간 쇼핑하고..

무려 3시간 반이나 주차장에 갇혀 있었다.

집에 오니 오후 4시가 다됐다. 점심도 굶고.

며늘과 냉면 먹으려 했는데 이게 뭐람.

 

집에 온 30여분 후... 며늘 전화다...

며늘: "어머니 그여자 고소 취하 했대요.

경찰이 전화로 알려줬어요"

할미: 뭐라구? 취하? 참! 어이가 없다!

 

며늘에게 자기네 차 건드린 증거가 있다고.

차안에서 흔들린 CCTV도 있다고.

온갖  협박하더니 며늘이 잘못한 증거를

내놓지 못했나?

 

보험사 직원이 확인하니

우리차 주차한 곳에 CCTV도 없었단다.

 

이건... 고소 요건도 안되는데...

고소 취하가 아닌.. 접수도 못했을 테지..

오히려 봉변당한 우리가 화내야 하는거

아닌가? 어이 없고 씁쓸하네..

 

 

 

 

 

2023/02/26

 

-표주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