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아들에게 주는 시 아들아, 난 너에게 말하고 싶다. 인생은 내게 수정으로 된 계단이 아니었다는 걸. 가시도 있었다. 그리고 판자에는 구멍이 났지. 바닥엔 양탄자도 깔려 있지 않았다. 맨바닥이었어. 그러나 난 지금까지 멈추지 않고 계단을 올라왔다. 층계참에도 도달하고 모퉁이도 돌고 때로는 전깃불도 없는 캄캄한 곳까지 올라갔지. 그러니 아들아, 너도 돌아서지 말아라. 계단위에 주저앉지 말아라. 왜냐하면 넌 지금 약간 힘든 것일 뿐이니까. 지금 주저 앉으면 안된다. 왜냐하면 애야, 나도 아직 그 계단을 올라가고 있으니까. 난 아직도 오르고 있다. 그리고 인생은 내게 수정으로 된 계단이 아니었지. 인생의 계획 난 인생의 계획을 세웠다. 청춘의 희망으로 가득한 새벽빛 속에서 난 오직 행복한 시간들만을 꿈꾸었다. 화창한 날들만 있었다. 내가 바라보는 수평선엔 구름 한 점 없었으며 폭풍은 신께서 미리 알려주시리라 믿었다. 슬픔을 위한 자리는 존재하지 않았다 고통과 상실의 아픔이 길 저아래쪽에서 기다리고 있는 걸 난 내다 볼 수 없었다. 내 계획서는 오직 성공을 위한 것이었으며 어떤 수첩에도 실패를 위한 페이지는 없었다. 손실 같은 건 생각지도 않았다. 곧 무지개가 뜰 거라고 난 믿었다. 인생이 내 계획더대로 되지 않았을 때 난 전혀 이해 할 수 없었다. 난 크게 실망했다. 하지만 인생은 나를 위해 또다른 계획서를 써 놓았다. 현명하게도 그것은 나한테 자신의 존재를 알리지 않았다. 더 많은 걸 배울 필요가 있을 때까지. 이제 인생의 저무는 황혼속에 앉아 난 안다. 인생이 얼마나 지혜롭게 나를 위한 계획서를 만들었나를. 그 또다른 계획서가 나에게는 최상의 것이었음을. 안토니오! 스테파노! 5월도 저물어가는 어느날, 서점에서 엄마에게 줄 책을 고르는 네 모습을 그려보며 이 글을 쓴다. 사람 사는 일이란 부메랑같은 거 너는 내게 책을 안겨 주고 나는 네게 책에서 고른 시를 건네주고 너와 나의 마음 교류가 값나가는 보석보다 더 아름답다. 너희들이야 말로 내 인생의 계획이었다고 진정 고백하고 싶단다. 너희가 내 품에 안기던 날 내 인생은 환희로 벅찼었고 너희가 내 품안에서 새록새록 잠들다 배안의 짓을 할 때 세상의 평화를 맛보았거든. 한순배 되돌아온 자리에서 장성한 너희들을 바라 보노라면 내 인생의 또다른 계획에 가슴 부푼단다. 너희들도 언젠가는 그러하리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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