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술은 돌, 낮술은 구리, 밤의 술은, 사흘에 한 번 마시는 술은 금이다." 라고 탈무드에서 이른다. 예로부터 밤이되면 대부분의 유태인들은 적당하게 술을 마시고, 책장을 뒤적이며, 좋은 음악에 귀를 기울였다고 한다. 다른 민족들은 대부분 술에 취해 곯아떨어졌지만, "적당하게 마시는 술은 머리의 작용을 좋게 한다. 하지만 도를 지나치면 지혜를 잃게 된다." 는 선현들의 가르침을 그들은 따랐다. 우리나라에도 조선 시대 중기에 정착된 향음주례(鄕飮酒禮)라는 음주문화가 있었다. 이는 향교나 서당에서 가르치던 예법 중의 하나로, "술은 윗사람을 공경하는 마음으로 들어야 하고, 자세와 위엄을 흐트러지지 않도록, 만취하여 몸을 상하게 하거나 일을 그르치게 해서는 안된다." 라고.... 즉 타인에게 실례를 범하지 않으면서 술을 마시도록 가르친 것이다. 이렇듯 어른으로부터 예를 익히고 배웠으나 작금의 음주문화는 현사회의 여러가지 어지러운 병폐를 반영이나하듯 중증 알콜 중독으로 치닫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닐것 같다. 우리스스로가 가꾸고 발전시켜야 할 생활문화의 안타까운 단면을 보며 옛분들의 풍류에 작은 바램을 얹어본다. 자~~ 우리도....와인 잔을 높이 들고..... 성탄을 준비합시다~~~ 건배~~ 메리 크리스 마스...!!! "올드 랭 사인"으로 유명한 로버트 번즈는 술을 좋아하여 위스키를 스코틀랜드의 나라 술로 만드는데 많은 기여를 하였으며, 스코틀랜드 각지를 고루 다니면서 시를 짓고 술을 마셨다. 그는 당시 산업혁명으로 사라져 가는 스코틀랜드 민요와 설화를 낱낱이 조사하여 친구와 함께 민요집을 펴내면서 스코틀랜드인들의 생활에 깊이 박혀 있는 위스키 문화를 찬양했다. 스코틀랜드인들은 매년 1월15일 밤이면 민속명절인 로버트 번즈의 생일을 기리기 위하여 친지들이 함께 모여 위스키를 건배하고 스코틀랜드 전통 음식인 하기스를 들며 밤이 늦도록 대화와 노래를 한다. 축복의 한잔이여 활기의 근원이여 어떠한 공부보다도 위트에 불을 붙이고 지혜를 다져 주네 위스키 한잔이면 시름이 오간데 없네 걱정 말게나 만취할 일 없으니 우리의 관념을 간지르게나 밤이고 낮이고 梅月堂 金時習.... 최초의 한문 소설 "금오신화"를 지은 매월당 김시습은 쿠데타로 왕권을 탈취한 세조에게 굽히지 않고 금오산에 들어가 은둔 생활을 하다 스님이 되어 각지를 돌아다니며, 술을 마시고 시를 읊었다. 그의 곧은 절개는 부패한 대감들을 두렵게 만들었으며, 타협과 불의에 굴복하지 않는 그는 자유로운 주선의 길을 택한 것이다. 김삿갓의 본명은 김병연으로서 그가 과거에 급제하고 벼슬에 나가려던 차에 우연히 자기가 홍경래의 난 때 항복한 선천 방어사 김일손의 손자임을 알게 되어 그는 세상의 명리를 버리고 대 자유의 길을 택했다. 그는 각지를 돌아다니며 서민들에게는 웃음을 주고 틀린 세상을 풍자하며, 시를 지어 주고 술을 얻어 마셨다. 한낮에 술잔드니 靑春抱妓天金芥 청춘에 기생 많으니 천금이 검불 같고 白日堂樽萬事空 한낮에 술잔 드니 만사가 구름이로다 鴻飛遠天易隨水 기러기 하늘 날매 물을 따르기 쉽고 蝶過靑山難避花 나비가 청산 지나매 꽃을 피하기 어려워라. 李 白... 술과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이태백의 아류로 생각하고 그의 경지를 동경하곤 하였는데, 그는 월하독작(月下獨酌) 이란 시에서 "석잔이면 큰 도(大道)에 통하고 한말이면 자연과 어우러진다" 하고 읊으며 취중의 호연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태백은 젊은 시절 도교에 귀의하여 신선도를 닦았으며, 검술에도 달인이었다. 또한 그는 안록산의 난을 진압하는데 참여하는 등 혼탁한 현실을 뛰어 넘고자 하였으며, 후에 그는 정치적인 참여에 연관되어 임종 또한 유배지에서 맞게 된다. 이태백의 생은 인간의 자유와 낭만을 현실 속에서 찾고자 부단히 노력했던 가장 인간다운 것이었다. 이태백의 전설.... 그는 오강(烏江)에서 뱃놀이 하던 중 술에 만취하여 물에 비친 달을 잡으려다 빠져 죽었다는 전설이 있으나, 이것은 후인이 만들어낸 우스갯소리이다. 이태백은 유명한 장진주(將進酒)에서 "만고(萬古)의 시름을 씻어 내리려 연거푸 삼백 항아리의 술을 마신다" 고 읊어 인생의 유한함과 현실 속에서의 좌절을 달래기 위해 술의 힘을 빌린 것도 사실이지만, 그가 술에 의해 정신을 잃은 흔적은 찾아 볼 수 없다. 그는 술을 사랑했지 술의 노예로 전락한 적은 없었을 것이다. 月下獨酌 天若不愛酒 하늘이 술을 즐기지 않았다면 酒星不在天 하늘에 주성이 있을 리 없고 地若不愛酒 땅이 술을 즐기지 않았다면 地應無酒泉 땅에 어찌 주천이 있겠는가 天地旣愛酒 천지가 이미 술을 즐겼으니 愛酒不愧天 술 즐김이 어찌 부끄러우랴 已聞淸比聖 듣기에 청주는 성인과 같고 復道濁如賢 탁주를 일러 현인과 같다하니 聖賢旣已飮 성현을 이미 다 마신 후에 何必求神仙 신선은 더 구하여 무엇하랴 三盃通大道 석 잔 술에 큰 도에 통하고 一斗合自然 한 말에 자연과 하나 되거니 俱得醉中趣 취하고 취하여 얻는 즐거움을 勿謂醒者傳 깨어 있는 이에게 전하려 말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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