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이듯' 사랑하고 기도하고 후회없이 살자

표주박의 散文노트

마음결과 마음길

샘터 표주박 2003. 4. 28. 15:20




 



'나와 너'
'나와 그것'

물길과 물 길
마음결과 마음결이 섞이고

새로운 물 길,
새로운 마음길이 트이고




사이버 공간에서의 친교는 자신의 실체를 드러내지 않고도 가능하기에
익명으로 인한 폐해가 실존하고 있음도 부정할수 없는 부분입니다.
그러나 다변화된 사회기능에 적응하려면, 새로운 생활의 커뮤니케이션인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고는 자신의 몫을 찾기가 어렵게 되었습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한 정보의 공유, 즉 새로운 개념의 지식 평준화야말로
'제 3의 물결'의 파장이기 때문입니다.

PC보급과 더불어 젊지않은 나이에도 겁없이 인터넷 정보 바다에 뛰어들어
여가시간을 몽땅 투자하며, 나홀로의 닫힌 공간속으로의 여행....
아니 네트워크를 통한 열린공간, 네티즌 대열에 끼어들었습니다.

주춤거리며 머뭇대던 씨앗이 땅을 밀치고 작은 손 하나 내민지 벌써
9개월째로 접어듭니다. 우린 문학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사유와 정서를
교류하며 삶의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지난 년말 칼럼가족 몇 몇분과 조촐한 만남의 시간을 허락받았습니다.

바쁘신 중에도 시간을 내어주신 님들과의 오프라인 만남...
글에서 풍기던 향기와, 연륜을 입으신 품위에 걸맞는 마음결, 거기에
안정감있게 도안된 격조높은 삶의 문양을 확인한 시간이었습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기도하고, 헤어지기도 하고,
때로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소중한 인연으로 맺어 지기도 합니다.

불가에서는 '돌부리에 채여도, 옷깃만 스쳐도 전생의 인연' 이라
했습니다. 인연이란 필요에 의해서 맺어진 것이 아니라 오랜 옛적부터
쌓아온 인간과의 관계에 그 근원이 있다는 뜻일겁니다.

부처님이 살아 계실때의 말씀과 행적을 수록한 아함경중 잡아함경
406번째 맹구경(한글대장경에 수록)에 이런 이야기가있습니다.

아득한 옛날, 지구가 물로 가득찬 바다였을 때,
바다 밑에는 눈먼 거북이가 살고 있었는데 거북이에겐 백 년에 한 번씩
바다 위로 머리를 내밀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바다에는 나무 조각이 파도치는 대로 떠돌아 다녔는데 그 나무 조각에는
거북이의 목이 간신히 들어갈 만한 조그만 구멍이있습니다.

거북이가 1백 년만에 올라올 때, 넓은 바다에 이리저리 떠 밀려다니는
나무 조각을 만나기는 매우 어려웠을 터이고, 조그만 구멍에 거북이 목을
맞추기는 더 더욱 어려웠을 테지요.

인간이 인간으로 태어나는 인연은 이보다 더 어렵다고 가르칩니다.
그래서 人生難得이라는 말이 생겨났다고 합니다.

흘러간 유행가에도 "모래알처럼 많은 사람중 하필이면 왜 당신이었나.."
라고 인연을 강조하기도 했지요


이렇듯... 소중한 만남...




아이들의 특성은 제 아무리 갖고싶어 하던 장난감일지라도 며칠 재미있게
갖고 놀다가 곧 싫증을 냅니다. 때문에 지혜로운 엄마는 장난감을 이웃
이나 친지와 서로 교환하거나 바꾸어 선택의 폭을 넓혀 주기도 하지요.

때론 아이들 시선이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일정기간 보관해 두었다가
새로운 호감을 유발시켜 장난감의 수명을 한동안 연장하기도 합니다.

이렇듯... 아이와 장난감과의 관계-
욕구를 충족시킨 얼마간은 만족한 느낌을 유지하다가 일정기간이 지나면
싫증을 느끼는 관계-

이것을 가리켜 '나와 그것' 의 관계라고 말합니다.




사랑하는 연인들끼리는 시간의 개념이 다릅니다.
만난지 5분이나 10분밖에 되지 않은 것 같지만 시계를 보면 어느덧 3시간
이나 지났습니다. 실제의 시간이 3시간 씩이나 경과되었음에도 느낌의
시간은 단 몇분 뿐이므로 헤어지기가 아쉽기만 합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늘 함께 있고 싶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애절함이 있기
때문입니다.

헤어져 있어도 함께 있는 것처럼,
서로를 신뢰하기에 '내가 너 이고 네가 나' 인것 처럼 동질로 느낍니다.

이처럼 서로를 필요로 하는 관계,
시공를 초월한 느낌으로 넘나드는 관계,
이 세상 끝가지 함께 갈 수 있을 각오가 되어있는 관계,
네가 아플 때 내 마음이 더 아프고
네가 서러울 때 세상이 무너지는 슬픔 속으로 함께 빠져드는 관계,
네가 죽을 때 이 세상을 함께 마감한다해도 전혀 억울할 것이 없는 관계,
이런 관계를 '나와 너' 의 관계라고 합니다.

나를 중심으로한 부부관계,
부모와 자식과의 관계,
친척, 또는 친지와의 관계,
직장의 동료나 상하관계등 수 많은 관계속에서,

어린아이가 장난감에서 일시적인 만족을 취하듯...
잠시의 욕구를 취하고 버린 '나와 그것' 의 관계는 없었는지를

....생각해 봅니다



사이버 칼럼을 통한 우리의 만남....
첨단의 광케이불을 통해서 우린 그렇게 만났습니다

돌부리에 채이듯 만난 것도 아니고,
스쳐가는 옷깃 처럼 만난 것도 아니고,
어찌 보면 더 기막힌 만남이지요.





    '나와 너'
    '나와 그것'

    물길과 물길
    마음결과 마음결이 섞이고

    새로운 물길,
    새로운 마음길이 트이고...


 -표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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