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이듯' 사랑하고 기도하고 후회없이 살자

오늘이 마지막이듯

아내가 없으면 철학도 없다

샘터 표주박 2004. 1. 31. 14:29

독일의 실존철학자인 야스퍼스는 하이델베르크 대학을 다니던 때에 
아내인 게르투르트 마이어를 만났다. 그야말로 운명의 끈으로 묶인 듯, 
두 사람은 첫눈에 끌려 결혼했다. 
얼마 뒤 야스퍼스는 모교에서 철학과 심리학을 가르치는 정교수가 되었다. 
철학사상의 싹을 다듬는 데 몰두한 야스퍼스와 그를 지켜보는 아내 
게르투르트에게는 행복한 나날이 끝없이 계속되는 듯하였다.
그러나 1933년 나치가 정권을 잡으면서 두 사람에게 시련이 닥치기 시작
했다. 게르투르트가 유태인이었기 때문이다. 야스퍼스는 아내와 대학 
교수직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나라의 명령을 받았다. 
영광스러운 독일의 대학에서 일하고 싶으면 이혼하라는 것이었다.  
그때 야스퍼스는 단호하게 말했다.
“아내는 내 철학의 모든 것입니다. 아내 없이는 내 철학도 없습니다.”
그는 아내를 택하고 교수직을 떠났지만, 일은 거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독일에서 강의나 저작활동이 금지되고 여행도 자유롭게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쯤 되자 야스퍼스도 다른 나라로 망명할 결심을 했다. 친구들의 
도움으로 어렵게 독일여행을 허락 받았지만 나치는 게르투르트가 독일에 
남아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야스퍼스는 망명의 기회를 포기하면서까지 아내와 함께 남기로 결심했다. 
이때부터 나치 독일이 항복할 때까지 8년의 세월 동안 야스퍼스는 언제 
비밀 경찰이 아내를 데리러올지, 또 수용소로 끌려갈지 몰랐기 때문에 
계단의 구두 소리 하나에도 
온 신경을 집중하며 아내 곁에 그림자처럼 붙어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그녀는 피난을 피할 수 있었다. 야스퍼스의 아내라는 점이 비밀경찰의 
연행을 막았던 것이다. 
만약 두 번이나 있었던 양자택일의 그 시기에 아내를 버렸더라면, 
그는 사랑하는 아내도, 철학도 모두 잃었을 것이다.
-----------
크산티페는 제자들 앞에서 남편 소크라테스에게 물을 퍼부었다는 일화로 
고상한 철학자를 괴롭히는 악처로 희화되어 우리에게 널리 알려졌습니다 
경제력도 없으면서 첩까지 둔 남편을 철학의 거두로 만든 것은 역시 '그녀' 
였기에 가능 했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지 않습니다.
플라톤은 '파이돈'에서 소쿠라테스와 크산티페의 돈독한 부부 의를 칭송(?)
하기도 하였지요. 부부사이의 금술은 그 부부만이 아는 것이 아닐까요. 
악처와 선처의 차이는 종이 한 장인 듯싶습니다.
벌써 04년 1월의 마지막 날이자 주말을 맞았습니다.
악처와 선처의 사잇길을 왕래하며 살아야 하는 요즘의 현처들... 
추위가 물러간 주말을 이용하여 부부의 의를 돈독히 쌓는 다면 더 없이 
좋은 삶의 활력소가 될 것입니다.
산행도 좋겠고, 공원이나 고수부지를 손잡고 거닐어도 좋겠지요 
자전거 페달을 밟는 모습도 다정합니다.. 
요즘 절찬리에 상영중인 '말죽거리..' 또는 '실미도' 개봉관을 찾는 것도 
좋겠지요....저는?...글세요~
                                       좋은 주말 되세요~
                                              -표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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