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이듯' 사랑하고 기도하고 후회없이 살자

표주박의 散文노트

마음을 선물할 수 있다는 것은..

샘터 표주박 2004. 11. 1. 00:28



 

 


 


    마음을 선물할 수 있다는 것은...


    3주 전에 세 여자가 가을 벤취에 앉아 한담이나 나누자고 약속을 하였다.
    드디어 약속한 날,  토요일 정오. 약속 장소에 당도하여 핸폰을 누른다.

    "벌써 왔어? 난 조금 늦겠는데"
    -천천히 와. 아무개는 못 온대. 조금전에 통화했는데 감기때문에 목이 꽉
    잠겼더라."

    십여분 후, 
    1번 출구에서 검정색으로 몸을 둘둘말고 서 있는 그녀와 눈맞춤으로 서로를
    반긴다. 나도 부라운 계열로 차려 입었으니 한 마디로 우린 어두운 여인이다.
    그 곳 지리에 밝은 그녀가 이끄는 방향에 '복'집이 시야에 잡힌다.

    -오늘은 비싼 거 먹자

    수선을 피우며 이층계단을 올라가니 차분한 분위기의 인테리어가 안정감을
    준다. 4인용 조용한 방을 차지했다.  음식이 배달되고 맥주도 한잔 따르고, 
    제법 격을 갖추어 걸게 점심을 먹는다
           
    "나. 눈 수술했어"
    -응???
    "망막에 혹이 생겨서 레이저로 수술했는데 시력이 거의 없어. 보이지 않지만
    비싼 눈이야"
    -그 몸으로 그 힘든 일을 어떻게 하지?"
    "차라리 몸이 고된게 더 낫다 싶어. 고민 할 시간이 없잖아"
    -이해는 하지만..."
    "아빠는 지금 고시원에 있고. 거기서 밥은 공동으로 지어 먹나 봐.  반찬은
    각자가 해결하구"
    -그래도 남편이라고 걱정하네.... 안경을 써야 되잖니?"
    "그냥 버티는 거지 뭐. 이쪽 저쪽 앞이 안보여"
         
    털어 놓기 힘든 이야기가 세상사 초연한 그녀의 입가에서 가볍게 굴러내린다.
    세상에....저 여자.... 강남 한 복판에, 그 너른 아파트에 살던 그녀 맞어?
    내가 밑바닥에 주저 앉았을 때, 갖은 말로 위로 해 주던 그녀가 아니었던가?

    불륜을 즐기다 교통사고로 생명이 촌각에 달린 남편을, 게다가 그*까지...
    서울 큰 병원으로 급송하여 비싼 일반 숫가로 다서 여섯번 수술시켜, 가슴을
    치며 살려 놓으니 불구가 되었다고 무한 책임을 지란다...책임감? 끈끈한 정?
    이십여년 넘게 피눈물 흘리게 하더니만 끝내는 쪽박을 차고...

    아들 유랑 보내고 딸 미술공부시켜 선생만들고, 짝마추니 빛더미에 올라 앉아
    음식점 주방에서 손가락 마디마디 뒤틀리는 고통을 참으며 새우잠 자누나...

    -나 따라 와.
    "어딜가게? 사돈 할머님이 어제 돌아가셔서 거기 가려고 검정옷을 입은 거야"
    "잠깐이면 돼. 안경점 가자"

    극구 사양하는 그녀를 얼래고 달래고 등 떠밀어 남대문 단골 안경점에 갔다.
          
    -무테로 고급디자인 골라 주시고,  돋보기는 가벼운 걸로 해 주세요"
    "손님은 화려한 것이 잘 받네요"
    -코팅도 돋보이는 색상으로 해 주시고....
    "돋보기는 지금 되구요 안경은 화요일에 나옵니다"
    -이 친구 바쁜사람이라 다음 토요일에 찾아갈겁니다.
    돈이 좀 부족하거든요. 월요일에 입금 해 드릴께요"
    "네. 그러세요"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은 무엇일까?
    영국의 정치가요 저술가였던 밸푸어는 이렇게 말했다.

    "그대의 원수에게는 용서를
    그대의 적대자에게는 관용을
    그대의 친구에게는 자신의 마음을
    그대의 아들에게는 모범을
    그대의 아버지에게는 효도를
    그대의 어머니에게는
    어머니가 그대를 자랑할 일을 행하라.

    그대 자신에게는 존경을
    모든 사람에게는
    인애를 주는 것이 가장 좋은 선물이다."라고
    마음을 선물할 수 있다는 것 행복한 인생이라고 부르고 싶다.


      벌써~~~~
      11월 첫 날이네요.
      첫 단추를 잘 끼우면 나머지는 저절로 제자리를 찾습니다.
      한 주간의 첫 단추로행복자리 찾으시길...
       
                       04/11/01
                       -표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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