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이듯' 사랑하고 기도하고 후회없이 살자

표주박의 散文노트

자랑해도 될런지요

샘터 표주박 2008. 2. 18. 15:36
 
지금 막 구청에 다녀왔습니다... 왜냐구요?...하하하... 팔불출이 따로 있습디까. 씨잘데 없는 거 자랑하면 팔불출이지요. 철들자 망령난다더니만 때늦게 '가문의 자랑'거리가 생겼지뭡니까. 매사에 부족하여 드러내놓고 자랑할 것이 없던차에 요런거라도 떠들어 보라고 하느님이 주신 선물이지 싶기도 하구요....^^ 지난 토요일, 물리치료를 마친 남편이 밑도 끝도없이 한마디 던집니다. "구청에서 선물을 준다고 받아가래" "무슨 선물?" "담배끊었다고. 기대는 하지 말래" "누가 그래요?" "10일쯤 전에 구청직원이 전화를 했어" "구청에서 담배 끊은 거 어찌 알았을까" "안민병원에서 추천을 했대" 지난 여름, 남편은 익산 현장근무하느라 체력이 현저하게 떨어져 주말에 집에와서 주치의박사님으로부터 서너차례 영양제 주사를 맞았습니다. 남편은 워낙에 소식이기도 하지만 이것 저것 가리는 것도 많아 옆에서 챙겨줘야만 '한 술' 뜨는지라 아내의 손이 닿지 않은 타지에 나가 있으니 그나마 영양제 주사에라도 의지해야지 뽀족한 방법이 없었습니다. 게다가 수면중에도 두세차례 가래도 올리기에 내친김에 '폐기능 검사'도 청하였고 결과는 예견한대로 '폐기능 60%'라는 진단이 내려졌습니다. 20여년을 남편의 건강을 첵크해 주신 주치의께서 또 금연을 권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담배 끊으실 의향은 없으세요?" "..........." "담배를 끊으셔야 하는데...." "제 주변사람 모두 금연에 실패하던데요..." 남편은 늘 이런식입니다. 금연에 대한 이야기만 나오면 누구는 1년 끊었다가 다시 피우고 누구는 3년 끊었다가 다시 피우면서 몇갑이 몇갑으로 더 늘었대나.... 아예 끊을 의향이 없다는 간접시사입니다. 금연이야 '본인이 선택'하는 것이니 억지로 강요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똑같은 레파토리로 허구헌날 싸울 수도 없으니 난감하기만 합니다. 주사를 꽂으러 온 간호사마저도 "하루에 세갑씩 피우시다니... 너무하셨다... 제발 끊으세요" "담배 끊고 무슨낙으로 사나.. 얼마나 더 살겠다고..." 오랜동안 환자를 돌보는 간호사님이 내 얼굴 쳐다보며 무척이나 안스러워 하는 표정입니다. 보건소에서 무료로 주는 패치를 한보따리 챙겨주어서 그걸 약장속에 넣어둔게 7월말입니다. 물론 사용하지 않았지요. 그리고...... 9월 10일 교통사고... '만성기관지 폐쇄성 질환'으로 산소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어렵게 수술을 받았고 지금은 지병하나를 더 추가하여 '만성 폐쇄성 질환'까지 치료를 받으므로 담배를 피울래야 피울수가 없습니다. 건국대 병원에서 주치의가 계신 동네병원으로 옮겨 4개월 입원하던 중, 그때 '금연 성공사례'로 보건소에 남편 명단을 올려 자랑스런'스포츠 타올' 선물까지 받았답니다요. 이만하면 자랑거리가 됩니까?.........하하하...
08/02/18 -표주박~

'표주박의 散文노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함 사세요...!!!  (0) 2008.04.12
만남과 설렘  (0) 2008.04.02
이럴 때, 참으로 난감했다요  (0) 2007.11.05
화려한 휴가  (0) 2007.08.07
생각난다..^^ 그날,  (0) 2007.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