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이듯' 사랑하고 기도하고 후회없이 살자

표주박의 散文노트

함 사세요...!!!

샘터 표주박 2008. 4. 12. 22:21
 
 
예로부터 함은 결혼 날짜가 잡히면 신랑집에서 혼인이 성사되어 감사하다는 의미로 또 전통 결혼식의 공식 절차중 하나로, 예식일 일주일 전이나 또는 혼인 전날에 예를 갖추어 신부집으로 보내는 혼수상자를 '함'이라고 합니다. 요즘은 간소화라는 명분으로 생략하기도 하지요...^^ 다음주 토요일(4월 19일)에 조카녀석이 혼인을 합니다. 그 일주일 전인 바로 오늘.. 신부댁으로 함을 보냈습니다. 집안 경사이기에 신부댁으로 예물을 담아 보내는 일에 큰엄마인 저도 관여(참견?)를 했습지요...ㅋㅋ 오동나무함이 가장 좋지만 가격도 비싸고 귀하므로 은행나무함이나 한지에 다홍빛 물감을 들인 지함, 또는 나전칠기함으로 대신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신혼여행 갈 때 들고갈 가방으로 실용을 택했습니다. 함에 제일 먼저 넣어야 할 물품은 오곡주머니입니다. 먼저 홍색 한지를 바닥에 곱게 펴고 분홍 주머니에는 자손과 가문의 번창을 뜻하는 목화씨를 넣어 서북쪽, 붉은색 주머니에는 잡귀나 부정을 쫓는다는 의미로 팥을 넣어 서남쪽에, 노란 주머니에는 며느리의 심성이 부드럽기를 바라는 의미로 노란콩을 넣어 중앙에, 파란 주머니는 부부의 백년 해로를 기원하고 질긴 인연을 바란다는 뜻으로 찹쌀을 넣어 동북쪽에 연두색 주머니에는 서로의 장래가 길하라는 뜻으로 향나무 �은 것을 담아 동남쪽에 둡니다. 지방마다 관습이 조금씩 달라 뜻은 같지만 다른 씨앗을 넣기도 하는데 찹쌀대신에 고추씨를 쓰기도 한다고 하네요. 신랑 신부의 행복을 기원하는 의미는 지방마다 다 같을 겁니다. 오곡주머니를 넣은 위에 청홍 양단을 넣습니다. 음(여성)의 상징인 청단을, 그 위에 양(남성)을 상징하는 홍단을 넣습니다. 원래 홍단은 청지로 싸서 홍실로, 청단은 홍지로 싸서 청실로 동심결을 합니다만 청,홍색 비단 대신 한복과 양장, 겨울 코트를 했기에 색상에 맞는 청홍 한지로 곱게 싸고 동심결을 했습니다. 그리고 화장품도 옥색 한지로 싸서 노란 띠를 둘러(반상기를 대신) 정성을 들였구요. 패물도 넣었습니다. 이렇게 청홍채단을 가지런히 넣은 위에 신랑의 생년월일을 적은 사주를 홍 보자기에 싸서 3개의 근봉을 하여 넣은 후, 혼인을 승낙한다는 내용의 혼서지를 넣고 함에 들어가는 목록도 함께 넣었습니다. 이때 혼수감이 함 안에서 놀지 않게 고정시킨 후 함을 닫고 다시 빨간 보자기로 싸고 네 귀를 모아 근봉을 했습니다. 혼서지는 집안에 제일 높은 남자 어른이 쓰는 것이 원칙이나 바오로가 아직은 허리가 자유롭지 못한 관계로 신림동에서 '혼수방'을 운영하시는 강명성님께 부탁하여... 한석봉 필체로 격조 높게 해결해 주셨어요...하하하.... 걸방도 생략하고 커다란 홍청 보자기로 가방을 한번 더 싸고 네 귀를 맞추어 근봉을 하였고 함잽이 없이 조카가 직접 차에 싣고가서 현관을 들어설때 두손으로 공손히 받쳐들라 일렀습니다. 함 들어가는 날은 신부와 신랑집 모두의 경사이므로 신랑 친구들의 과한 기분이 자칫 신랑을 대하는 첫 인상에 오점을 남길 수도 있겠기에... 예도 지키면서... 신부댁의 부담도 덜기위한 배려였지요....^^
08/04/12 -표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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