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이듯' 사랑하고 기도하고 후회없이 살자

표주박의 詩作노트

소박한 탁족

샘터 표주박 2008. 7. 15. 07:35
 
촛불의 열기가 하늘에 닿았는가 마른 장마에 뒤이은 이른 폭염이 세상을 다 태워 버릴 기세다. 잡다한 세상 소음 다 보듬고 유유히 바다로만 흘러드는 강물은 고즈넉하고 정제된 여유를 가르친다 나무다리를 건너 비탈길을 오른다. 재잘거리는 새 소리가 우리를 반긴다 계곡을 돌돌 흐르는 물소리가 상쾌하다 나뭇잎을 흔든 싱그러운 바람한줄기가 어지러움에 지친 육신을 어루만진다. 계곡으로 내려가 무거운 등산화 훌훌 벗어던지고 긴바지일랑은 정갱이까지 걷어올리고 혹사당한 하이얀 맨발을 첨벙 담그면 세찬 계곡물 물 한웅쿰 퍼올려 땀에 젖은 팔뚝에도 끼얹어 보고 달구어진 얼굴도 적시면 불화로 처럼 달구어진 열기가 담박에 흔적없이 사라져 버린다. 무주 구천동 계곡이 아니면 어떠랴 서울을 가로지르는 청계천이면 또 어떠랴 쇠고기를 태우던 촛불의 함성도 머리위에서 이글거리는 노기의 불볕도 자연의 섭리에 손과 발을 담그는 순간 모두 다 사라져 버리는 걸. 우리 모두 풍덩 빠져 보자. 불타는 열화의 계절을 소박한 탁족으로 모두 식혀보자 오로지 바다로만 향해 묵묵히 흐르는 강물의 교훈에서 내일을 캐내보자 08/07/15 -표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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