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이듯' 사랑하고 기도하고 후회없이 살자

표주박의 詩作노트

이른장마

샘터 표주박 2008. 6. 18. 20:53
 
이른 장마란다 아침 어둠이 채 가시기도 전에 굵은 장대비가 쏟아진다 커다란 우산으로 거센 비바람과 맞서며 장대비 속을 절벅 절벅 걷는다. 발끝부터 촉촉히 젖어오던 한기가 삽시간에 등짝까지 감아돈다. 절대자의 부르심을 받은 영안실에 갔다 처음보는 젊은 미남이 흰국화에 둘러싸여 탈렌트 처럼 환하게 웃는 영정앞에 섰다. 저토록 밝게 맑게 살고 싶었구나 이 궂은 날 장대 빗속을 헤매다가, 울부짓다가, 웃다가, 눈을 감았구나 맑고 밝은 연도는 없는가. 어느 벽엔가 던져진 달걀과도 같은 운명으로 선택된 몹쓸 삶이런가 사방으로 흩어져 흘러내린 파편들은 가족들 가슴에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무늬로 남겠지. 08/06/18 -표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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