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이듯' 사랑하고 기도하고 후회없이 살자

표주박의 散文노트

생기가 이는게 보였다!

샘터 표주박 2008. 7. 7. 16:06
 
따가운 햇살은 구름이 가려주었지만 습기가 많아 무더운 날씨다. 7월 첫 주일, 선교위가 발족된 이후 한달여만에 첫사업으로 성당 주차장 입구에 간이 야외 탁자를 설치하고 시원한 녹차와 쥬스를 마련하였다. 우선 성당 앞을 지나다니는 이웃분들을 대상으로 더위도 식힐 음료수를 대접하면서.. 전교 책자도 드리면서.. '좋으신 주님'을 알릴 참이었다. 첫날은 남성 분과장님과 나와 수산나 자매가 한 조가 되어 10시부터 12시 까지 봉사자로 배정되어 어깨에 선교 띠를 두르고 아이스 박스에 담아 온 음료수와 종이컵을 정돈하고 있는데 30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남성분이 머뭇대며 우리를 향해 걸어 온다. 첫 손님이다. "어서 오세요" "성당에 처음 왔는데요 물어볼 것이 있어요" "우선 음료수 부터 한잔 드세요" "음료수는 괜찮습니다. 몇가지 여쭤만 보려구요..........." 어깨띠를 두른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건넨다는 어색함에서인지 어딘가 모르게 성급함이 배어오는 눈치다. 나는 예비신자 신청서를 그분 앞으로 내밀며 "성당에 나오시려구요?" "네.. 오늘은 시간이 없고...." "여기까지 오셨으니 우선 여기 신청서에 성함과 전화번호를 적어주세요. 그리고 다음주일 9시에 나오시면 됩니다." "이걸 꼭 써야만 되나요?" "저희들이 관심을 가지고 모시려면 연락처를 알아야합니다. 다음주에 오셔서 서먹하지 않으려면 교육관 2층 위치라도 미리 알고 가시면 더 좋구요. 여기에 천주교 안내 책자도 있으니 읽어보면 도움이 될겁니다" 더불어 주일은 오전 9시부터 2시간 교육을 받고 1시간 미사참례를 한다는 것과 오늘은 이미 수녀님 강의 1교시가 끝났고 10시 부터는 봉사자들이 담당하는 나눔시간이므로 가능하다면 잠시 둘러보고 가도 된다고 설명을 했다. 내친김에 소피아 자매에게 2층 교육관으로 모셔다 드리라고 일렀다. 임무를 마치고 온 수산나 자매가 안스러워하며 "그분이 얼마전에 상처를 했대요. 아이가 둘인데 너무나 상심하고 있으니까 주변에서 교회를 나가보라.. 성당에 나가보라.. 권유가 많았대요. 그래서 오늘은 무작정 여기 저기 돌아다니던 중이었다네요. "어쩜... 그토록 목마른 불쌍한 양 한마리를 하느님께서 인도하셨구나!" 교중미사가 끝나고 12시쯤 되었을때 아까 그분이 또다시 내게 와서 "다음주일 9시까지 성당에 오려면 3살, 8살 아이들을 맡길데가 없어서 난감해요" "걱정 마시고 아이들 데리고 오세요. 저희들이 돌봐 드릴게요" "네? 그래도 됩니까? 무척 나대는 아이들이라서 힘드실텐데.. 다른집 아이들보다 몇배나 더 나댄다고 해요" "아이들은 데리고 나오면 집에서 노는것과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염려 마시고 데리고 나오세요" "네... 그렇게 하지요... 데리고 나오겠습니다" 그분 눈가에 생기가 이는게 보였다! 사랑이신 주님......... 우리는 당신의 은총만을 믿습니다.........^^
08/07/08 -표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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