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이듯' 사랑하고 기도하고 후회없이 살자

표주박의 散文노트

만추 서정

샘터 표주박 2008. 11. 9. 09:17

 

 

 

가을은 한치의 오차도 없이 우리에게로 다가와 작은 바람에도 우수수 떨어져 낙하하는 낙엽비의 운치를 맛봅니다. 낙엽이 수북히 누워있는 길섶으로 발길을 옮길때마다 푸근함이 느껴지고 "우리끼지 모여살자" "세찬 바람이 괴롭히면 저 돌담밑에라도 기대자" 낙엽끼리 도란거리는 소리가 환청으로 들리는 듯 합니다. 바람결 따라 이러저리 나딩굴다 발길에 부숴지는 마지막 순간까지를, 그 보잘것 없는 푹신한 체온까지를, 세상의 모든 것의 거름이 되기 위해 내어 던지는.... "지나온 계절일랑은 미련 없이 떨구어내는 가벼운 '나'를 보라! 내일을 위해 소멸하는 '나'를 보라!" 고 속삭이는 것 같습니다. 문득, '더우면 덥다 추우면 춥다'를 되뇌며 살아온 일상의 투정이 부끄러워 집니다. 언젠가는 내 삶도 낙엽처럼 우수수 낙하 할 날이 그리 멀지 않았기에 더욱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옹기종기 모여 몸을 부대며 살아야 하는게 어디 낙엽뿐이겠습니까. 세상을 다 보듬기는 어려워도 가족끼리라도 오순도순 몸을 부비며 사는 '사랑의 보금자리'에 충실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정에서 익힌 따듯한 체온을 나보다 조금 나약한 이웃을 향해 내밀어 주는 '사랑'이 필요할 때입니다. 진정한 사랑은 '작은 관심'에서 비롯되기에...
08/11/09 -표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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