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이듯' 사랑하고 기도하고 후회없이 살자

표주박의 散文노트

은총으로 열어주신 기축년

샘터 표주박 2009. 1. 7. 14:48

 

 

 

기축년 새해를 맞은지 5일째 되던 날, 지병이 5개나 되는 남편과 함께 폐기능을 첵크하러 정해진 시간에 모대학병원에 갔다. 2시 검진시간에 맞춰 한시간 전에 병원에 도착하여 미리 예약해 둔 3가지 검사를 마치고 담당 박사님 앞에 앉았다. 방금전에 검사 한 자료와 예전 자료를 비교 분석하신 후, "많이 좋아지셨습니다. 6개월 전 보다 폐기능이 900cc나 넓어졌어요. 호흡하시기 편해 지셨지요? 최대치로 확장되었기에 이젠 더 좋아지지는 않습니다. 이제부터는 현재 상태를 유지 할 수 있도록 관리를 잘 하셔야 합니다." 폐기능이 900cc정도 넓어졌다면......... 순간 나는 1000cc짜리 종이 우유팩을 떠올리며... 넓어진 남편 폐를 눈대중으로 그려보았다. 숨쉬기가 그 크기 만큼 수월해 졌다니 얼마나 다행인가. "담배를 끊은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나봐요" "네.. 담배 끊은 것도 물론이지만 수칙을 제대로 잘 지켰기 때문입니다. 특히 흡입약을 꾸준히 하셨기에 좋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하셔야 합니다. 하루라도 거르면 다시 나빠지는 건 시간문제이므로 처방된 약도 꼭 드시고 무엇보다 흡입제를 꼭 하셔야 합니다" "네...." 담당 박사님은 '꼭' 드시고 '꼭'하시고... 몇번이고 강조하셨다. 나는 1년 4개월전 폐활량이 정상인의 절반치에도 미치지 못하여 교통사고 응급 수술에 최대 난관이었던 산소 공급문제를 떠 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인공지능을 장착한 첨단 최신장비가 환자 폐에 신선한 산소를 무진장 공급해 준다한들 이미 폐기능이 망가졌으니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마취의는 수술시 마취를 해야 하는데 산소 부족으로 뇌 세포가 손상을 받을 우려가 80%라는 설명에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최선만 다해 주세요.' 라고 부탁했었고.... 그때는 그저.... 중환자 실에라도 실려가게 해 달라고 하느님께 매달리는 것 밖에 별 도리가 없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저희를 불쌍히 여기시어..... 중환자실이 아닌 회복실로 실려가게 도와 주셨고... 그로부터 담배를 끊은지 1년 4개월, 정상인의 80%까지 폐공간이 확보되었다는 진단을 받으니.... 어찌 감사하지 않으리오... 하느님 감사합니다. 은총으로 열어주신 기축년... 올 한 해.. 하느님의 부끄럽지 않은 자녀가 되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09/01/07
-표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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