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이듯' 사랑하고 기도하고 후회없이 살자

표주박의 散文노트

심조불산

샘터 표주박 2009. 1. 15. 22:55

 

 

생활고를 이겨내지 못한 어느 가장이 어느날 급기야 '자살'을 결심하고 산위에 올랐습니다. 험한 바위에서 뛰어내리면 '실족사'가 될것이라 여겼던 것입니다. 죽으려는 마음으로 올라가는 산길은 더 험하고 더 적막했습니다. 높은 바위에 올라 주변을 둘러보니 아무도 없었습니다. 죽는다고 생각하니 한편으로는 무서웠고 한편으로는 가족이 걱정스러웠습니다. 못난 가장을 잃고 슬퍼할 가족들을 생각하며 눈을 감고 두손을 모았습니다. 난생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죽을 수 밖에 없는 처절한 마음을 하느님만은 다 알고 있을 것 같아 '가족들을 부탁한다'는 기도를 하고 싶었습니다. 마른잎 처럼 몸이 가벼워 질 찰라에 어디서 부스럭 대는 소리가 들려 눈을 떴습니다 . 그때... 그의 눈 앞에 펼져진 글귀....'심조불산'....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는 처음보는 '사자성어'입니다. 어두움에 사로잡힌 그의 이성으로는 무었을 의미하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옆에 있을 것 같은 하느님께 '당신이 보여 주었으니 당신이 그 뜻도 깨닫게 해 달라고 또 기도를 하였습니다. 바위에서 몸을 날리려 할때 눈을 뜨게 하셨으니 필시 무슨 뜻이 담겨있으리라 싶어 따지듯 대들었으나 그이상은 아무것도 보여 주지 않았습니다. 믿지도 않던 하느님을 향해 중얼거리는 동안 시간이 흘렀고 그러는 사이 죽으려던 '결심'은 온데간데 없어졌습니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심조불산'이라는 사자성어의 뜻이라도 알고 죽어야겠다 싶어 하산하여 여기 저기 뒤적여 보았으나 끝내 알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는 동안 그일은 잊어버리고 그럭저럭 세월이 흘렀습니다. 죽을 결심으로 바위에까지 올랐던 아픈 기억을 거울삼아 '죽을 힘'으로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도리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그럭 저럭 살다보니 생활도 조금씩 나아 졌고 어느덧 세월이 흘러 아이들도 장성하여 공부를 마치고 짝을 이뤘습니다. 세상을 등지려던 그 가장도 가장의 자리를 굳건히 지켰고 나이가 들어 행복한 노후를 맞았다고 합니다. 그 옛날.... 눈앞에 보였던 사자성어는 다름아닌 '산불조심'을 거꾸로 읽은 것입니다. 어려울때 일수록 한 발 뒤로 물러서서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며 하느님께 지혜를 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살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남을 원망하고 '내 탓'이 아닌... 남의 탓으로 돌리려 합니다. 그러다가 종내는 '가난이 세습화' 되어가는 세상을 원망하고 삶을 비관하게 됩니다. 살면서 힘든 일과 마주칠 때마다 '죽고 싶다'는 말을 습관적으로 내뱉곤 하지만 정작 '죽음'을 실행에 옮기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죽을 각오로 살아야지' 라고 다짐하며 다시 일어섭니다. 그렇습니다. 시련은 극복의 대상으로 '죽을 각오로 살면' 지금의 환란은 얼마든지 뛰어넘을 수 있습니다. 열심히 사는 사람에게 길은 있게 마련이고 두드리는 사람에게 문은 열립니다. '죽을 힘'을 다해 살면 사는 것입니다. 성서에 '죽고자하면 살 것이요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다'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산 위에서 몸을 날리려 한 그 가장에게 하느님께서는.... '심조불산'으로.... ...죽을 힘을 다해 살라는... 멧세지....를 보여 주셨던 것은 아닐까요....^^
09/01/15
-표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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