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이듯' 사랑하고 기도하고 후회없이 살자

표주박의 散文노트

이혼식

샘터 표주박 2009. 6. 15. 09:00


 

 

6월 13일 토요일, 저희 본당에서 지난 08년 12월에 입교한 예비신자 31명이 세례를 받았습니다. 그러고보니 제가 교리반 봉사를 그만둔지도 벌써 6개월이나 되었네요. 그만둘때 접수받은 예비신자들입니다. 그당시엔 교리 신청자가 그리 많지 않아 홀가분한 마음으로 봉사를 접을 수가 있었습니다. 새영세자중에 저의 구역에 사는 부부도 있어 축하의 뜻으로 고상과 성모상을 준비했습니다. 세례예절이 끝나고 첫 영성체 하기 직전에 특별혼배가 있었습니다. 신랑은 저와 절친한 자매 아들이고 신부는 10월 결혼을 앞두고 신랑 종교를 따르려 세례를 준비하였다고 합니다. 천주교는 '혼배미사'와 '관면혼배'가 있는데 영세식에서의 혼배예절은 신부님도 고민을 하신 듯, 예식 4개월전이므로 오랜 사제생활에서도 처음으로 택한 특별한 예식절차라고 부연 설명을 해 주셨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10월 결혼예정인 예비부부에게 '관면혼배'(결혼식 1개월전에 행함) 보다는 격을 올린 '혼배미사'에 버금가는 예식이었습니다. 예비부부가 제대앞에서 '혼인서약과 예물교환'도 하였고 첫 영성체를 모시므로 혼배미사나 진배 없습니다. 저희부부도 20년전 바오로가 세례받던 날, 그자리에서 '혼인서약과 예물교환'으로 하느님 앞에서 혼배를 했습니다. 우리는 20년 가까이 살다가 하느님앞에서 다시 서약을 하는 경우였기에 '혼인갱신'에 가까운 예절인데도 저는 한사코 '혼배미사'를 했다고 우긴답니다. 그때 2부부가 혼배를 했던걸로 기억합니다....^^ 신부님께서 전체 신자들을 향해 기억에 남을 말씀을 하셨습니다. 하느님 앞에서 혼배미사로 부부로 맺어진 남편이 주례신부님을 찾아와 이혼을 하겠으니 이혼식도 해 달라 졸랐답니다. 신부님은 천주교는 이혼식이란게 없다고 설명하였으나 맺어 주었으니 끊음도 해 달라고 거듭 조르더랍니다. 하느님 앞에서 '죽음이 갈라놓을 때까지 한몸을 이루겠노라' 선서한 신랑이였으나.. 함께, 거들며, 더불어사는 지혜를 얻지 못한 것이지요. 혼배미사를 집전해 주셨던 신부님이 생각다 못해.... 망치를 가져오라 일렀고... 이윽고 부부를 바주보게 앉히고 가운데 망치를 놓고 말씀 하셨습니다. "한대씩 번갈아 때려라. 한사람이 죽을 때까지... 이것이 천주교 이혼식이다" 천주교는 이혼자체가 성립되지 않습니다. 만약 살다가 헤어질경우 교구법원에서 '혼인해소'만을 규명할 수 있습니다...라고...
09/06/15 -표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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