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이듯' 사랑하고 기도하고 후회없이 살자

아들에게 쓰는 편지

엄마를 부탁해

샘터 표주박 2009. 10. 22. 15:03




 

스테파노야~ 아버님 생신 전날, 멋없이 "이 책 뉘가 주던데요...." 한마디 하고는 내 앞에 툭 내려 놓았지?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와 '존 포웰의 '내 영혼을 울린 이야기' 바쁜 중에도 두권.... 다 읽었다....^^ 너무나도 잘 알려진 책이라 너도 내용을 다 알겠지만 ‘엄마를 부탁해’는 작가 신경숙의 저전적 소설로 올 한 해동안 블로거들의 추천을 가장 많이 받은 책으로 선정된 밀리언 셀러... 엄마는 부담없는 책선물을 좋아해서 읽은 후에.. 뉘를 주기도 잘 한다만 이 두권은 오래도록 갖고 있겠다고...굳게...약속하마....하하하.... 아네스에게 고맙다고 전해주렴....하하하....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고 인내하는 한 여자.... 그 이름은 '엄마' .... 신경숙의 엄마이기도 하고 우리들 모두의 엄마이기도 하다...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는 실종된 엄마를 찾는 과정에서 엄마와 관련된 기억들을 바둑을 복기하듯 되뇌이며 엄마의 소중함을 다시금 되새기는 고백록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내내... 엄마는 엄마를 세상에 있게 해준 너의 외할머니 모습이 겹쳐지고.. 홀로 자녀들을 키워내야 했던 고독하고 서러웠던 여자의 일생이 신경숙의 엄마 '박소녀'의 한세상살이와 포개지면서 수없이 '불효자식들'이란 단어를 어금니로 꼭꼭 깨물었단다..... '불효자식'.... 내 독백이기도 했다. 이 소설은 좀 특이하게 구성되었다. 네개의 장은 '너', '그', '당신'으로 바뀌면서 화자가 교체되어 이야기를 끌고 간다. 처음엔 낮설기도 하였으나 작가가 어머니를, 아버지를, 자신을, 형제들을, 객관화 시키며 내면의 창으로 따뜻했던 엄마의 사랑을 재생하여 보여준다. 가족들은 엄마의 존재는 습관적으로 이미 잊고 있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살다가 '서울역에서 엄마를 잃은'이후에야 비로소 엄마의 뼈와 살을 풀어 먹고 살아온 기억들을 모두어 '박소녀'의 존재를 되새김질하며 후회한다. 책임감 없는 아버지를 대신하여 자신의 뼈와 살을 풀어 먹이고 지켜낸 가정.. 어디 '박소녀' 뿐이겠는가. 우리 모두의 엄마는 결코 미련하게 인내하며 인생을 살아낸 바보가 아닐진대 그저 엄마는 엄마로서의 충실한 삶을 살아야 했을 뿐이고. 엄마로서의 할 일을 묵묵히 했을 뿐이고, 엄마로서 가야할 길을 처연하게 걸었을 뿐이고.. 그 어떤 대가도, 그 어떤 찬사도 호사도 바라지 않은 무결점의 사랑이지 싶다. 어머니, 아버지의 무한한 사랑은 늘상 곁에 있을때는 공기와 같고 물과 같아서 고마움을 느끼지 못하고 지내다가 막상 신변에 이상이 생기거나 되돌릴수 없는 상황을 겪은 후에야 비로소 존재가치가 느껴지고 안타까움과 애끓는 감정들이 가슴에 매달린 바위처럼 무겁게 느껴지거든. 꼭이 소설가가 아니더라도 '내 어머니' 혹은 '내 아버지'의 사랑과 희생으로 점철된 생을 이야기로 펼치면 모두 베스트 소설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단다.
09/10/22 -표주박~

 

 

'아들에게 쓰는 편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4월 어느날 일기  (0) 2010.04.08
마당놀이   (0) 2009.12.10
수고했다 아들,  (0) 2009.08.01
푼수에미  (0) 2009.05.03
가문의 영광  (0) 2009.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