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이듯' 사랑하고 기도하고 후회없이 살자

오늘이 마지막이듯

이럴수도 있네요...^^

샘터 표주박 2010. 6. 2. 00:21




 

살다보니 이런일도 있습니다.
바오로는 지병이 5개나 되는데 그중 하나를 벗어 버리게 되었습니다.
완치되어서가 아니라...... 애초부터 없었던 병이었다나요.....하하하....
6~7년 전인가? 오래되어 기억도 가물합니다.
A대학병원에서 전립선 비대증 진단을 받고 1년 남짓 진료를 받다가 교통이 
불편하여 동네병원 바오로 주치의 B원장님께 대학병원 처방전을 제출하고 
진료를 받았습니다. 전립선 약은 처음 처방 그대로, 배뇨장애 약은 증상에 따라 
몇차례 바꾸기도 했구요.
그간 바오로는 배뇨에 대해 늘 만족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25일 화요일, 주치의 B원장님께서 잔뇨 검사를 하였고, 약을 
몽땅 바꾸었습니다. 약을 바꾼후 배뇨를 전혀 못했다는 사실을 제가 목요일 
늦은 밤에야 알았습니다. 고통스러워하는 남편을 보며 이러다가 신장까지 
망가지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으로 날밤을 꼬박 새웠습니다. 
다음날 아침, 우선 주치의 B원장님을 찾아가 바오로의 증상을 말씀드렸더니 
C전문병원을 추천하여 주십니다. 우리가 가려던 D대학병원 과장님은 월요일 
오후 진료이므로 3일간의 공백이 있겠기에 우선 주치의 선생님께서 추천하는 
병원으로 먼저 갔습니다. B원장님은 C병원으로 직접 전화를 걸어 바오로의 
증상을 자세히 설명하셨고 친필로 쓰신 진료기록도 주셨습니다. 
그곳 C전문병원 원장님께서 손수 몇가지 검사를 마치신 후,
"전립선 비대증은 아닙니다. 방광에 염증과 결석이 있습니다. 이것 보십시요. 
결석이 뇨관을 막아 배뇨장애가 발생했어요"
초음파 사진을 짚어가며 전립선 비대증이 아니라고 자세히 설명해 주십니다. 
나는 믿기지 않아 초기의 정황을 자세히 말씀드렸습니다.
"첫 진단받은 A병원에서는 전립선이 정상인의 3배라고 했구요. 
그로인해 배뇨장애를 일으켰고 수술 할 필요는 없다고 해서 지금까지 약을 
복용했습니다. 커진 전립선이 약물 복용으로 작아기기도 합니까?"
"한번 커진 전립선은 작아지지 않습니다."
"그럼 결석은 어떻게 제거해야 합니까?"
"결석은 물만 많이 먹으면 저절로 흘러나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이양반은 소변이 불편하니까 물을 잘 마시지 않아요. 어쩌지요"
"물을 피할 수도 있지요. 그래도 많이 마셔야 해요"
".......?????..... 그간...무척 고통스러워 했는데 의외네요..."
혹시나 하여 갖고간 약을 의사 선생님께 보여드리니 그중에서 두세개를 
골라내며
"지금 이 약 처방이 잘못 됐습니다. 이런약은 오히려 배뇨 장애를 일으킵니다. 
영양제를 몇가지 복용합니까. 자세히 말해 보세요"
"오메가 3, 비타민 2가지, 가끔 한약재 2가지...."
"모두 다 끊으세요. 영양제 다 소용없습니다. 식사로 충분합니다. 약은 잘쓰면 
약이되고 맞지 않으면 독이 됩니다"
그리고 배뇨 장애에 관한 여러 정보도 알려주셨습니다. 박사님 말씀이니 우린 
열심히 듣고 그대로 따를 수 밖에요... C병원을 매일 택시로 가서 주사를 맞고 
약을 받아오고 그렇게 3일 다녔고, 약은 선거일까지 5일분 받았습니다.
우리 부부의 대화는 시도 때도 없이
"소변...어때요?"
"......"
"안나와요?"
"조금.....".......이랬습니다....하하하.....
결석이라는 진단에 우린 계획을 수정하여 D병원 과장님 대신 방광 결석 전문의인 
X박사님을 택했습니다. 오늘 화요일, X박사님 오전 오후 진료가 있기에 오전시간, 
젊은 박사님께 진료실에서 6~7년간의 경과를 자세히 말씀 드렸습니다.
"그정도라면 수술밖에는 방법이 없겠습니다. 일단 검사결과를 보고 결정 합시다."
여기 저기 다니면서 검사를 받는 동안 내 머리속은 수술이 기정사실이 되었습니다.
내시경수술? 초음파? 이른바 첨단 장비들이 총 동원되어 머리속을 어지럽힙니다.
그러나 저러나... 괴로워하는 소변길을 빨리 뻥 뚫어 주고 싶은 마음 뿐입니다.
오전에 몇가지 검사를 하고 오후에는 뇨기능 검사를 마치고 다시 젊은의사 앞에 
앉았습니다.
"전립선비대증 아닙니다. 정상인의 3배라는 첫 진단이 왜 나왔는지 이해가 안됩니다. 
아무리 크게 잡아도 젊은 사람의 1.5배정도 됩니다. 요즘 젊은이들도 이보다 더 큰 
사람이 많아요. 연세에 비하면 오히려 작은 겁니다. 건강하신겁니다. 신장도 건강
하구요. 결석도 없습니다. 염증도 없구요"
"네?????  네?????...네????? 결석도 없다구요?"
C병원에서는 초음파 사진을 보여주면서 결석이 뇨관을 막고 있다고 하던데요"
젊은 의사는 모니터를 아예 내 앞으로 돌려놓고 짚어가며 설명을 합니다.
"여기 히끗히끗하게 보이는 것을 결석이라고 한것 같은데... 이것은 피부의 점과 
같은 것으로 누구나 다 있는 것입니다. 결석이 아닙니다"
미국 유수의 대학병원에서 결석에 관한 연구를 많이 했다더니... 
명쾌하고 단호하게... 마무리를 해 주십니다. 
"약도 필요 없습니까?  그러면 여태 필요없는 약을 6~7년간 복용했군요. 하지만 
본인은 소변보기가 괴롭다고 하는데요"
나는 다시 확인하며 물었고 젊은 의사는 그라프를 다시 보여주며 그라프 곡선이 
정상이라고 재확인해 주며 웃습니다.
"어르신 연세에 젊었을 때 처럼 소변이 잘 나오는 사람 없어요."
"C병원에서는 이 그래프가 바닥에 깔렸었어요. 오늘 그래프가 곡선인 것은
어쩌면 이 약을 먹어서 잠시 호전되었을겁니다."
하면서 C병원 처방전을 또 펼쳐보였습니다....ㅎㅎㅎ
"다시 말씀 드리지만 아주 건강하신겁니다. 연세가 있으시므로 배뇨를 돕는 약 
한가지, 3개월분 드리겠습니다. 이상이 있으시면 즉시 오세요.... "
2010/06/01 -표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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