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이듯' 사랑하고 기도하고 후회없이 살자

오늘이 마지막이듯

하늘공원

샘터 표주박 2010. 11. 7. 11:11


 

 

일기예보가 틀리지 않았다. 짙은 안개로 시야가 몹씨 흐리다. 전날, 바오로와 상암동 하늘공원 억새 숲에 오르자고 약속을 하였으므로 잣과 참기름으로 양념한 밥을 재래돌김 1/6장으로 돌돌뭉친 충무김밥을 은박지 호일에 쌌다. 김치와 양념간장은 칸막이 작은 용기에 조금씩 담고, 뜨거운 북어국은 보온병에, 커피와 간식과 보안용 짙은 안경과 카메라.. 에휴... 내 작은 손뜨개 팻숀? 쌕이 묵직하다. 바오로가 허리를 다치기전엔 커피용과 컵라면용 보온병 둘에다 과일까지 넣어도 짊어질 짐꾼이 튼튼하니 걱정 없었으나 이제는 모두 내 짐이다. 무게를 줄인다고 과일은 제외하였건만 그래도 무겁다. 점심을 사먹자는 바오로에게 '싸 간 도시락 먹는 맛은 또 다르다'..며... 고집을 피워 생고생을 사서 한다.....하하하... 안개 자욱한 평화공원 숲속으로 걸어들어가는 길에 돌돌 흐르는 개울 징검다리에 놓인 돌 4개도 건너뛰고 가을속으로 스며들었다. 구름다리를 지나 사람들 틈에 끼어 등떠밀리는 기분으로 나무층층대를 천천히 오른다. 이내 등줄기가 후줄근해 지고... 숨은 턱에 차오르고... 난간에 기대어 서서 호흡을 가다듬는다. 안개가 그려낸 짙은 회색 빛 가을 하늘도 아쉽고 안개속에 숨어버린 유유히 흐르는 한강의 자태도 건져낼 수 없음에.. 모처럼의 나들이에.. 아쉬움이 크다. 안개가 내게 꾸짖는 소리가 들린다. '이 게으른 표주박아! 여긴 하늘 공원이야! 쉽게 보여 줄 수 없어!' 하늘이라는 단어에.... 난 그만... 움찔해 진다! 상암 쓰레기 매립지에서 피어난 억새 숲.... 서울의 명물이되었다.
2010/11/07 -표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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