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사로운 햇살 오후 한나절
유두처럼 봉긋한 꽃봉오리에서
봄을 느끼지 않을 사람 어디 있으랴.
육교아래 시장어귀에서
등굽은 할머니 거친 손마디로
다듬는 연두빛 봄나물 한줌에서
봄 내음 외면할 사람 어디 있으랴.
마른 흙 비집고 뽀족 내민 존재
나무가지 거친마디 터지는 아픔,
새 생명 움트는 산통
겪지 않고 태어난 사람 어디 있으랴.
파아란 하늘 훨훨 나는 날개짓에
땅위를 산보하던 어린 고사리들이
일제히 환호한다.
약동하는 이 봄을
기다리지 않을 사람 어디 있으랴.
이 축복 받은 계절에
생기 돋지 않을 사람 어디 있으랴.
보고 싶지 않을 사람 어디 있으랴.
백발이 성성한들
보석하나 가슴에 매달고
봄 노래 부르고 싶지 않을 사람
또한 어디 있으랴.
2011/04/05
-표주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