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편지
비에 흠뻑 젖은
노오란 가을 길을 걷는다.
그 언제였던가
함께 바라보던 하늘에
아스라한 여린날들이
스멀스멀 피어나고
젖은 잎새에 점점이 새겨진
아나로그 묵은 필름속에
눈물 한줌 낙엽 한웅쿰
아득한 높이에서 손짓한다.
비바람이 불면
젖은 잎새 우수수 떨어지고
남루한 내 발자국에
숱한 사연을 살포시 내려놓고
만남과 작별의 입마춤과
모질게 살아온 세월의 편린들,
어쩌면
그것은 神의 선물이었을것.
이 비 그치면
嚴冬雪寒 진한 나이테
하나 더 새겨야 할 때
神의 마지막 祝福으로
누군가의 기억속에
곱고 고운 노오란 가을로
그렇게 남고 싶다.
2011/11/18
-표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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