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을 두는 곳마다 푸르름과 싱그러움으로 가득한 축복 받은 계절 5월,
다 알다싶이 5월은 어린이 날로부터 시작하여 부부의 날, 어버이 날이
들어 있는 가정의 달이고 스승의 날도 있어 챙겨야 할 기념일도 많고 찾아
뵈어야 할 어르신도 많다. 때문에 부모는 부모대로 자녀들은 자녀들대로
주머니를 쥐어짜는 달이기도 하다.
이 많은 날 가운데 사람들이 가장 뜻깊게 여기는 날은 '동방 예의 지국'
답게 단연 '어버이 날'이라는 설문조사 결과다.
이렇듯 갖가지 행사가 몰린 5월에 우리집은 몇 가지 행사가 더 있다.
어버이 날 지나 10여일 후에는 내 생일도 들어 있고, 다음 날은 시아버님
기일이고 곧 뒤이어 시동생 고희(古稀)까지 숨가쁘게 줄을 잇는다.
아들들이 다 성장하여 사회인이니 집안행사에 관심을 표하는 것이 백번
마땅할 진대 더욱이 숙부님 고희는 경사중에 경사이므로 장조카 도리를
해야 하지 않겠는가...
시부모님이 타계한 집안 장손 며느리로 시집와서 집안 행사를 다 주관해야
했기에 내 생일이나 '어버이 날' 비중은 상대적으로 가벼울 수 밖에 없었다.
내 생일은 남편이나 아들들이 기억해 주면 고맙게 여기고 별스레 내색 않고
지금까지 지냈다. 하지만 10월 어버지 생신만큼은 두아들들에게 귀띔하며
잊지 않도록 독려하였다...ㅋㅋ
큰 아들이 7일 늦은 밤, 멋적어 하며 카네이션 화분에 정성을 담아 슬며시
에미 앞에 내민다. 마음의 크기에 미치지 못했다는 표정이 역력하다.
부모는... 그 표정만으로도... 그이상을 전달 받았기에... 흡족하다.
잠시 후에 작은 아들이 들어와 저녁을 먹었다고 하기에 난 이내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8일 아침. 식탁에 앉으니 남편이 쿡쿡웃는다.
"어젯밤 당신이 잠들었을 때 작은놈이 내게 귀엣말로 형은 무얼 선물했냐고
묻기에 '그건 비밀' 이라고 했어."
"잘 하셨어요. 어버이 날 선물 갖고 눈치작전을 펼쳤군요."
"넌 네 할 일만 하면 된다 했더니 선물 기대해도 된다고 했는데 늦잠자네!"
"장가들고 난 후에도 형이 뭐 했다.. 동생이 뭐했다.. 그런말 하면 않되요.
선물 크기로 형제지간에 싸움 붙이는 거나 다름없거든요."
큰 아들에게도
작은 아들에게도
쉿!
했습니다...하하하...
큰 녀석은 큰 걸 주면서도 멋적어 하고
작는 녀석은 작은 걸 주면서도 떳떳해 하고
큰 아들과
작은 아들의 차이인것 같아요....^^
2011/05/13
-표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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