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이듯' 사랑하고 기도하고 후회없이 살자

표주박의 散文노트

할머니의 신조어

샘터 표주박 2011. 7. 26. 00:44
저희 레지오 단원 12명으로 구성인원 연령대는 80대 1명, 70대 1명, 60대 4명, 그리고 50대 6명입니다. 굳이 연령으로 따지자면 표주박 기수 서열도 위에서 4번째 됩니다. 사회 전반이 발전한 혜택으로 삶의 시계가 연장되어 고령화로 접어들었으니 교회 고령화도 비켜 갈 수는 없겠지요. 초복 전날이던가? 한달여 전에 이사한 단원이 삼계탕을 끓이고 우리단원 모두를 초대했습니다. 부단장이 전 날, 레지도 단원 전원에게 레지오 회합 끝난 후에 그댁을 방문할 예정임을 일일이 전화로 알렸음에도 2명이나 참석을 못한다고 합니다. 항상 이런 자리에 앞장서시던 최고령이신 80대 실비아 할머니가 서둘러 가방을 챙기시면서 "내는 바빠서 몬간다!.... 전철타고 먼데 가야한다!...." "집도 성당앞이시고 혼자 계신데 무슨일이 그렇게 바쁘신가요" 단장이 왜 못가는지를 여쭙자 할머니는 억양이 강한 경상도 사투리로 "내는.. 미시끼리 하러 간다! 1호선타고 먼데 가야한다!..." "미수가루 만들러 그렇게 먼데까지 가야 되나요?" "아이다! 미수까루가 아이고 미시끼리한다이가!" "............???" 단장도, 우리도, 할머니 말씀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서로 얼굴만 쳐다보자 할머니가 오히려 더 답답해 하면서 몸짓까지 동원하여 다시 설명하십니다. "왔다 갔다 함서, 니 한번 노래 부르고, 내 한번 노래부르는 미시끼리다!" "아~~~ 뮤지칼~~~~ 할머니도 그렇게 왔다갔다 노래 부른다구요?" "맞다. 선생님이 갈치는데 빠지면 안된다!.." 우리 레지오팀에 경사났습니다. 멋쟁이 실비아 할머니!....아니.... 뮤지컬 배우 실비아 할머니! 이 더위에도 열심히 연습하시고 12월엔 무대에 서신답니다! 노인 복지관 할머니들의 '실버 뮤지칼' 공연 이야기는 TV를 통해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실비아 할머니 연세에 비록 주인공이 아닌 단역일지라도 캐스팅(?)된 사실만으로도 장하십니다. 덕분에 올 12월엔 쁘레시디움 전단원이 '실비아 할머니' 응원 피켓들고 총출동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뮤지컬 배우 실비아 할머니!!! 홧 팅!!!'.........^^
2011/07/26 -표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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