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이듯' 사랑하고 기도하고 후회없이 살자

아들에게 쓰는 편지

만약에 다시...

샘터 표주박 2013. 2. 13. 23:24

 

 

 

 

 

 

 

아들~

연휴 끝나고 출근한 오늘이 마침 재의 수요일이었어. 이마에 재를 얹는 예절을 마치고 '십자가의 길' 기도도 바쳤는데 사순시기 내내 매일미사 후엔 십자가의 길 기도를 모두 함께 묵상할거다.

주임신부님께서 재를 얼마나 많이 부어주셨던지 머리에서 이마, 얼굴, 외투 앞자락까지 온통 검댕이가 되었는데도 하나도 어색하지 않고 오히려 '축복'이라고 깔깔대었단다.

기도후에 레지오 회합했고 단원들과 점심가지 먹고는 기온도 풀렸기에 느릿느릿 집에 오는데 폰에 '책 배달'이라는 문자를 보고 마음이 급해서 걸음을 재촉했더니 아버지가 받아놨더구나.

설 뒤끝이라 남은 음식도 있기에 저녁 걱정일랑은 내려놓고 내친김에 느긋하게 한 권 죽~~~ 다 봤다. 엣세이라서 술술.... 넘겼지.

너도 언제 한가할때 딱 한시간만 시간내어 훑어 보라 권하고 싶다. '여자들'의 깊은 속정을 살펴볼 수 있을 테니까.....^^

엄마는 너희 형제를 키우면서 형은 지나치게 틀에 맞춰 키우려 했고 둘째는 너무 방목했지 싶어서 언젠가 우스개 소리로 ....만약에 하나 더 둔다면 잘 키울 수 있을 것 같다.... 했었지. 

이 책에 소개된 '다이애나 루먼스'의 시가 엄마 마음을 대변해 주어 여기에 올려본다.

 

      만일 내가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먼저 아이의 자존심을 세워 주고
      집은 나중에 세우리라

      아이와 함께 손가락 그림을 더 많이 그리고
      손가락으로 명령하는 일은 덜 하리라

      아이를 바로 잡으려고 덜 노력하고
      아이와 하나가 되려고 더 많이 노력하리라

      시계에서 눈을 떼고
      눈으로 아이를 더 많이 바라보리라

      만일 내가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더 많이 아는 데 관심을 갖지 않고
      더 많이 관심을 갖는 법을 배우리라

      자전거도 더 많이 타고
      연도 더 많이 날리리라
      들판을 더 많이 뛰어 다니고
      별들도 어 오래 바라보리라

      더 많이 껴안고 더 적게 다투리라
      도토리 속의 떡갈나무를 더 자주 보리라
      덜 단호하고 더 많이 긍정하리라

      힘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보이지 않고
      사랑의 힘을 가진 사람으로 보이리라

 

 

                                 2013/02/13

                                   -표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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