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탄생 -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
글 : 이제민 에드워드 신부님 / 마산교구
12월 25일 예수 성탄을 지낸 바로 다음 날인 12월 26일 가톨릭교회는 스테파노 순교축일을 지낸다. 첫 순교자 스테파노의 죽음을 예수님의 탄생 바로 다음 날 지내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는 스테파노의 순교를 하늘나라의 탄생으로 본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스도는 지상에서 구유에 탄생하시고 스테파노는 순교로 하늘에 탄생하였다.
이를 사도행전은 이렇게 서술한다. “스테파노는 성령이 충만하였다. 그가 하늘을 유심히 바라보니, 하느님의 영광과 하느님 오른쪽에 서 계신 예수님이 보였다. 그래서 그는 ‘보십시오, 하늘이 열려 있고 사람의 아들이 하느님 오른쪽에 서 계신 것이 보입니다.’ 하고 말하였다.” (사도 7, 55-56)
스테파노는 하늘이 열려 있는 것을 보았다. 이는 하늘이 그를 받아들이고 있음을 암시한다. 스테파노는 그 열린 하늘에서 십자가에 처형된 사람의 아들을 본다. 이는 놀라운 일이다.
우리에게 하늘은 어떤 곳인가? 행복을 보장하는 곳이 아닌가? 우리에게 슬픔의 눈물을 다 씻어주는 곳, 십자가를 내려놓고 고통이 없어진 곳이 아닌가? 그런데 스테파노는 십자가에서 처형된 사람의 아들 예수님을 본다. 스테파노가 본 천국은 슬픔과 괴로움과 고통과 죽음이 다 씻어져 없어진 곳이 아니다.
놀랍게도 천국에도 슬픔과 눈물과 고통과 죽음이 있다. 하지만 그 슬픔은 남과 함께 하는 슬픔이며 눈물은 남을 위해 흘리는 눈물이다. 그 고통은 남으로 말미암아 당하는 고통이며 십자가는 남을 위해 지는 십자가이다.
남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죽음이 있는 곳, 그곳에 천국이 열려 있다. 천국은 나만 슬프지 않으면 되고, 나만 괴롭지 않으면 되고, 나만 고통 받지 않으면 되고, 나만 죽지 않으면 되는 그런 이기적인 곳이 아니다.
나만 행복하면 되는 그런 이기적인 사람이 모여 사는 곳이 아니다. 남을 위해서 같이 슬퍼하고, 남을 위해서 같이 괴로워하고, 남을 위해서 같이 고통을 받고, 남을 위해 십자가를 지고, 남을 위해 죽을 때 바로 거기에 천국이 열린다.
언제 나에게도 저 스테파노에게서처럼 하늘이 열려 있는 것이 보이는 날이 올까? 구유를 향하여 탄생하고 십자가를 향하여 죽을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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