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이듯' 사랑하고 기도하고 후회없이 살자

표주박의 散文노트

더 리더

샘터 표주박 2013. 3. 1. 21:27

 

 

 

 

 

 

터키 김연경선수가 활약한 컵대회(CEV) 결승 1차전 재방을 보고 TV 채널을 여기 저기 눌러보다가 우연히 CGV( THE GOOD MOVIE) '더 리더'에서 stop.

석탄을 나르다 온통 석탄가루를 뒤집어쓴 소년을 나이든 여인이  옷을 벗기고 목욕을 강요하고 몰래 나체를 훔쳐보다가 뒤엉킨다. 당연히 그렇고 그런 비도덕적인 저질 영화다 싶어 채널을 바꾸려했으나 그 이상한 여인이 '케이트 원슬렛'이 아닌가. 화면 하단에 '10대 소년과 30대 여인의 사랑'이라는 자막이 눈에 들어온다. 

시작부분을 놓쳤기에 급히 컴에 전원을 넣고 '더 리더'의 리뷰를 찾아 보니 '케이트 원슬렛'은 이 영화로 아카테미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명품연기란다. 당연히 '조금만 더 보자!'

영화 초반부는 한나로 분한 '케이트 원슬렛'과 15세 미성년 마이클과의 저질스런 멜로다. 어린 소년과 나체로 딩굴다가 책을 읽어 달라는 여자, 순순히 책을 읽어주는 소년, 애송이 소년은 첫사랑에 대한 두려움을 '신은 사랑을 통해 인간을 완벽히 만든다’라는 구절을 뇌이며 스스로를 아름다움이라 규정하려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중반 이후부터는 사회적인, 또는 인류적인, 또는 심리적인 영역으로 연결시켜 추해 보였던 관능적인 장면들이 오히려 첫사랑의 아름다움으로 승화되는 느낌이고 보면 대단한 연출효과를 보는 작품이다. 

미성숙과 서투름으로 서로 티격태격하던 어느날 그녀는 사라져 버리고 소년은 어느새 법학도가 되었다. 대학교수의 과제로 '아우슈비츠 수용소 이송 화재로 300명이 희생된 사건 재판'을 방청하면서 피고석에 앉은 한나의 과거를 알게되고 마이클은 깊은 혼란과 번민에 빠진다. 

 

 

 

지도 교수는 이 사건에 대한 토론에서 '사회는 도덕성이 아니라 법에 의해 운영된다'는 의견을 제하며 아우슈비츠에서 일했다는 사실 하나만을 가지고 그들을 단죄해서는 안되고 당시의 학살로 인해서 단죄된 살인죄는 그 의도성 여부를 가지고 판단해야 한다'고... 마치 한나를 변호하듯... 조언한다.

한나는 명백하게 살인사건을 방조한 책임자다. 그녀는 주어진 일에 충실해야만 했고, 합당한 대가를 받는 것만이 중요했고, 그것은 그녀에게 주어진 임무였고, 그것은 곧 그녀의 양심이었다. 

나치 친위대 전력에 대해 이유를 묻는 판사에게 "판사님이라면 어떻게 하셨겠어요?"라고 되물을 정도로 당당하다. 이송 중 발생한 화재사건의 책임자를 가려내기 위한 '보고서 필적감정'에 자신이 문맹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는 것이 두려워 '작성했다'고 한다. 이로인해 무기징역형을 확정 받는다. 마이클은 그녀가 말하지 못한 진실을 아는 유일한 사람이지만 번민만 하다가 결국은 한나와의 마지막 면회길에서 조차 발길을 돌려야 했다.

또 다시 여러해가 흘러 변호사가 된 마이클은 이번엔 스스로 '책을 읽어주는 남자'의 길을 선택한다. 한나는 마이클이 보낸 수많은 녹음테잎 속의 책을 구해 매일 반복해 들으며 한글자씩 그려가며 학습하여 결국은 글눈을 뜨게 되고, 마이클에게 애틋한 편지를 쓰지만 답장은 마이클 서랍속에만 쌓인다.

세월이 흘러 한나는 모범수로 감형되어 석방하지만 갈 곳이 없다. 여간수는 유일한 연락처인 마이클에게 한나가 오갈데 없음을 알려주고 마이클은 감옥으로 가 식당에서 출소를 앞둔 한나와 실로 오랜만에 재회를 한다. 드디어 석방되는 날, 마이클은 한나를 데리러 갔지만 자신이 보낸 '수많은 녹음테입'과 300명 희생자중 유일한 생존자에게 자신의 전재산을 남긴다는 '유서 한장' 뿐이다.

한나와의 사랑은 미카엘 삶에 크나큰 상처로 남아 정상적인 가정생활 유지가 어려웠고 딸과도 헤어져 혼자 살아야했다. 백발이 성성한 어느 날 미카엘은 성장한 딸과 함께 한나의 묘지를 찾는다. 누구의 묘지냐고 묻는 딸에게 15살때 길에서 쓰러진 일과 자신을 구해준 한나와의 사랑에 대해 독백처럼 뇌인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 그 사랑의 힘은 참으로 위대하고 아름답다......
하지만 이 사랑은 내면을 파고드는 슬프도록 절절한 아름다움이다. 전반부의 미소년과의 행위마저도 전혀 추하지 않게 덮어버리는 힘을 지녔다.
사랑은 사람에 따라 환경에 따라 아름답기도 하고 공감을 주는 설득력이 있기때문일거다. 영화가 끝난 후 한동안 사랑의 울렁거림에 갇혔었다. 

 

                                      2013/03/01

                                                 -표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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