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이듯' 사랑하고 기도하고 후회없이 살자

표주박의 散文노트

연잎 밥

샘터 표주박 2013. 10. 17. 14:58

 

 

 

 

 

 

 

 

 

며칠 전, 자정이 넘은 시각에 우연히 폰을 열어 보니 큰 아들이 문자를 보낸 것을 모르고 있었다.

 

[어머님, 오늘 택배 갔는데요 어머님이 계시지 않아 **에 두고가라했습니다. 저도 깜빡해서 지금에야 알려드립니다. 연밥입니다] 

 

아니.. 지금 몇신데... 연밥이라고? 

 

급히 나가보니 계단위 높은 곳에 스치로폼 박스하나가 댕그라니 올라앉아 있다. 다행하게도 아이스팩은 녹았어도 냉기는 남아있어 변질 없음을 확인하고 즉시 냉동실에 넣었다. 

 

10월들어 기온이 내려가면서 바오로는 감기에 소화 불량 증세까지 겸해 감기약과 위장약을 동시에 복용하는 중이이므로 회복하면 아들과 함께 시식하려고 미뤄온게 열흘도 넘었지 싶다.

 

어제는 가슴 통증까지 느껴진다해서 하루 결근하고 주치의에게 내시경, 심장초음파, 심전도, 피검사, 소변검사를 받았다. 가장 근심스러웠던 가슴통증은 심장초음파 상으로는 이상징후가 없으나 혹여 숨은 인자가 있을 수도 있으니 계속 통증이 오면 심장 정밀검사를 받아보라는 말씀이시고

위염과 십이지장 궤양이 심하다는 진단이다. 조직검사도 겸했으니 당분간은 부드러운 죽으로 식사를 해야 할 것 같다.

 

오늘 아침, 바오로는 자극이 없는 죽으로 식사하고 출근했고. 어차피 당분간은 연밥 시식이 불가능할 것 같아 점심때 한개를 개봉하여 안내글에 쓰인대로 '전자레인지 6분 조리'를 택했다.  

 

조리되는 동안 솔솔 풍기는 푸릇한 맑은 연향내로 초벌 시식을 하고, 레인지 부저가 울리자 누릿해 진 연밥을 꺼내어 살살 펼쳐 모처럼 나만을 위한 근사한 웰빙식사로 호사를 누려본다.....ㅋ

 

연잎은 정갈하게 씻어 말려 연잎차로 음용해도 된다고.....^^  

 

 

 

 

 

2013/10/17

 

-표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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