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이듯' 사랑하고 기도하고 후회없이 살자

표주박의 散文노트

변호인

샘터 표주박 2014. 1. 24. 14:03

 

 


 

새해 들자마자 40년 가까이 냉담하신 폐렴환자 할머니를 방문하여 '병자 성사'로 인도하기까지 긴세월 동안 얽힌 실마리를 풀어내느라 조금은 지쳤었다. 그러던 중 지난 수요일, 노심초사 애태우던 '병자 성사'도 극적으로 이뤄졌고, 어제는 날씨도 푸근하여 눈길도 녹았기에 1000만 관객을 돌파 했다는 화제의 영화 '변호인'상영관으로 발길을 향했다. 

 

늘상 아들들이 번갈아 극장 입장권을 예매해 주어 공짜로 봤으나 어제는 내가 직접 매표를 했다. 아들 둘에게 '엄마 변호인 보려고 군자 CGV에 왔다'라고 나름 의미있는 문자에 50%할인 우대 받았다 보냈건만 두녀석 공히 '좋은 영화여요. 좋은 시간 되세요.' 짧은 답신뿐이다. 이젠 영화표 예매 '孝'는 물건너 간거같다.
 

'변호인'은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군부가 집권한 1980년대 초 부산을 배경으로 돈 없고, 빽 없고, 가방끈도 짧은 세무 변호사 송우석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다섯번의 공판 과정을 담은 영화다. 주인공 송변호사는 '당신의 소중한 돈을 지켜드립니다'라는... 어찌보면 가난하였기에 '가족의 안위'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 맛을 쫒는 변호사였다.

 

야비하리만치 속물스럽던 그가 인권 변호사가 되기까지의 과정(사건)을, 사실과 허구를 적당히 믹스하여 스크린에 올린 영화. 이야기 전개가 다소 억지스런면도 없지 않아 순수한 법정 영화라기 보다는 불의한 공권력에 맞서 고발하는 '법정영화를 지향'한 영화라하겠다. 법리적논리 보다는 연기자들의 연기가 압도한, 역설적으로 송강호의 열정적인 연기가 오히려 대사(사건) 전달을 방해했다고나 할까... 그런 영화다.

 

판검사에게 호통을 치며 격분하는 송우석에게서...

①고노무현 전 대통령이 '전두환 특검'에서 번득이던 예리함이 보였고...

②대통령 자리에 오르기까지 정치인으로서의 역정이 드라마틱했던 실존인물이기에 고인에 대한 짙은 여운이 배어났다.

 

어쩌면... 고노무현 대통령은 이러한 부조리한 정황들을 뛰어 넘었기에...

그의 집권 초기에 실천하려던 '검찰 개혁 의지'였지만, 그도 어쩔수 없이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등식'에 갇혀 비운으로 생을 마감하여 우리들에게 많은 일화를 유산으로 남겼지 싶다.

 

아쉬움도 있다. 송우석이 온몸을 바쳐 변호한 부림사건...

30여년이 지난 지금도 진행형이라는 내용을 자막으로라도 처리해 주었더라면.. 더불어 송우석이 수의를 입고 재판까지 받게 된 배경 설명도 미약했다. 송우석을 변호하기위해 법정에 출석한 부산 변호사 99명 명단이 호명되는 앤딩인데 막상 무엇을 변호하러 법정에 출석하였는지 설명이 없었던 것 같다. ...혹... 내가 인지를 못한 건가?....ㅋ   

 

또하나의 옥의 티...

국밥집 아지매의 김영애 캐스팅은 80년대 통상적인 국밥집 아지매와는 거리감이 있다. 한마디로 너무 곱고 지적이다. 다큐멘타리가 아닌 영화일지라도 질퍽한 질그릇 같은 α랄가 그런게 좀 부족했다. 연기로도 분장으로도 다 지울 수 없고 숨길 수 없는 세련미가 독이다. 너무 이지적으로 고운게 죄라면 罪......^^

 

언젠가...

윤정희가 출연한 영화 '시'를 보며 졸아서 극장문을 나설때 허무했는데 변호인 127분 동안은 온전히 몰입하게 한 높은 완성도에 흡족했다.

 

 

 

2014/01/24

 

-표주박~

 

 

 

 

 

 

 

 

 

 

 

 

<부림사건 간략히 알아보기>

 

부림 사건(釜林事件)은 부산의 학림 사건이라는 의미에서 부림이라는 명칭이 붙여졌으며 신군부 정권 초기인 1981년 9월 공안 당국이 사회과학 독서모임을 하던 학생과 교사, 회사원 등 22명을 영장 없이 체포해 불법 감금하고 고문해 기소한 사건으로 당시 체포된 22명의 학생과 교사 등은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구속되어 이 중 5명은 징역 5~7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2009년 8월 14일 부림사건 재심 공판에서 법원은 7명의 재심청구인에 대해 계엄포고령 및 집시법 혐의에 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지만, 국가보안법 위반혐의 등에 대해서는 기존 판결을 고수했고 2013년 3월 법원은 유죄로 인정된 부분에 대한 재심을 개시를 밝혔다. 이 사건은 당시 부산지검 공안 책임자로 있던 검사 최병국(16,17,18대 전 새누리당 의원)이 지휘했다. 당시 김광일 변호사, 문재인 변호사와 함께 변론을 맡았던 노무현은 이 사건을 계기로 인권변호사의 길을 걷게 됐다.    

                                         .....옮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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