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이듯' 사랑하고 기도하고 후회없이 살자

표주박의 散文노트

마당극

샘터 표주박 2015. 4. 16. 18:56

 

 

 

 

 

 

 

수요 교양강좌 한시간만 듣고 티타임에 슬며시 강의실을 빠져나왔다.

이 나이에 강의 땡땡이라니. 봄꽃이 흐드러진 캠퍼스 내리막길을 걸으며 혼자서 쿡쿡 웃었다.

 

김명곤 전 문체부장관이 16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올랐다. 전직 장관의 무대복귀.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연기자이자 연출자이였기에, 장관 재직 이전에도 묵직한 연기를 보여주었기에 오랜동안의 침묵이 어떤 모습으로 표출될지 기대가 크다. 공연장에 동행할 자매와의 약속 시간 때문에 택한 이유있는 땡땡이다...하하하...

 

세월이 흐르고 사회가 바뀌어도 변할 수 없는 효녀의 상징은 '심청'이다.

하지만 요즘은 심청이 처럼 살아라 강요하는 사람도, 원하는 사람도 있을까? 아마도 없지 싶다.

 

<아빠 철들이기>에서의 심청은 더 이상 효성스러운 수동적인 여인이 

아니다. 소신껏 할 말은 해야 하고, 고난과 역경은 악착같이 도전하는 당차고 야무진 효녀 심청의 재탄생이다. 

  

세상물정 모르는 철없는 아빠는 탐욕이 지배하는 사회의 덫에 빠져 이리저리 이용당하는 어리석은 아빠다. 사기놀음에다 날마다 술에 젖어 사고만 치는 철부지 아빠를 모시고사는 심청. 가난한 부녀는 시공을 넘나들며 판소리와 노래, 동서양의 악기와 현란한 춤사위로 신나는 무대를 연출한다. 다시 말해서 퓨전 음악 마당극이라 할 수 있겠다.

 

<춘향전>, <홍길동전>, <흥부전> 등 한국을 대표하는 고전 소설 속 인물들이 모두 무대에 등장한다. ‘뺑덕 살롱’의 창업주 뺑덕을 중심으로 과거시험 보러 간 이도령을 찾으러 한양에 올라온 절세미녀 춘향,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부르지 못하는 울보도, 말솜씨 좋은 약장수 별주부에, 악덕 고리대금업자 놀부까지 출현하여 외모지상에, 물질만능에 빠진 현실 세태에 대한 통렬한 풍자와 비판으로 관객들의 갈채를 이끌어내고.

 

잘 만든 무대, 잘 하는 연기, 어느 각도에서나 잘 보이는 마당극이라서 더 돋보인다. 역시나 우리 가락은 반갑고 흥겹고 편했다. 대사 몇마디를 흘려버렸어도 다음대사에서 눈물이 울컥, 또 이내 흥겨움이 출렁이는 마법이 통한 감동의 한마당이었다.

 

 

 

 

 

 

 

 

 

 

2015/04/16

 

-표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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