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이듯' 사랑하고 기도하고 후회없이 살자

표주박의 散文노트

화해

샘터 표주박 2015. 3. 8. 21:21

 

 

 

 

 

 

 

 

 
◆ 용서는
덤으로 기쁨도 주지요.
세상에 어디 내 맘에 딱 드는 사람이 있나요.
 
맞춰가며 살아야지요.
남의 약점, 허물 흉을 보면
발 없는 말이 천리 아니라
지구도 돌고 돕니다.
 
남을 흉보며 살면 세상에서 외로워지고
하느님 앞에서도 천대받을 겁니다.
 
얼굴 몸 고쳐 예뻐지려는 게
흉잡히지 않으려고
 그렇게 애쓰는 것 같습니다.
 
얼굴 예뻐 봤자
팔자나 사나워지지 별 거 있나요?
마음 성형이 훨씬 낫지요.
 
이웃을 용서하면 나도 편하고,
하느님께 용서받는다니
덤으로 기쁨도 얻지요.
 
 
 
“너희가 다른 사람들의 허물을 용서하면,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도
너희를 용서하실 것이다.
 
(마태오 6,14)”

 

 



 

 

 

 


사순시기 3주간을 맞고 있습니다. 

저희 본당은 사순 40일 동안 미사전 고해성사외에는 별도의 성사가 없으므로 미리미리 죄사함을 받으려는 신자들로 고해소 앞에 늘어선 줄이 상당합니다. 그 긴 줄 앞을 지나치려니 뒤꼭지가 부끄럽습니다...

 

'넌 죄사함, 받을 일이 없냐?'

'너에게 잘못한 이, 용서는 다 했냐?'

'그와 화해는 했냐?'

'마음에 진 빚은 없냐?' 

'과욕을 부린적은 없냐?'

'말로 상처를 입힌 일은 없냐?'

'생각으로 지은 죄는 없냐?'

 

어찌 없겠습니까......

얼마전에 성사를 봤다는 이유로....

매일 미사를 바친다는 이유로...

긴 줄 앞을 지나치기가 송구스러울뿐입니다.

완전한 용서는 화해를 전제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보름전전 날,  다섯가지가 넘는 묵나물을 불리고 삶고 우리고, 찹쌀, 팥, 수수, 서리태 좁쌀등 다섯가지 곡류를, 아들네도 보내고 교우들과도 나눔을 하려고 퍽 많이 준비했는데 하필이면 그날 밤에 어지러움증이 도져 밤새도록 신음하다가 도저히 머리를 들 수가 없어 날이 밝자 반장 대녀를 불러 다 가져가 나누어 먹으라고 케리카에 바리바리 실려보냈습니다. 그리고는 병원행. 

 

어쩝니까.... 어차피 나누어 먹으려고 봄, 여름, 가을, 내 손으로 말린 제철 나물 몇가지에 김장 부산물인 시래기에 가지, 호박, 고사리 등입니다. 얼마전 코스트코에서 4.5K짜리 찹쌀도 샀겠다 잡곡은 늘 있기에 푹푹 쏟아 푹 불린것들입니다.

  

병원에서 주사맞는 동안 여기저기서 잘 먹겠노라는 전화가 빗발칩니다. 언젠가 부터 겉으로 표현은 안했지만 마음속으로 경계를 하였던 자매도 포함되었습니다.

 

"주님! 제게 극도의 어지러움을 주시어 ㅇㅇ자매와 화해하도록 이끌어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세상이 곤두박질 치고 온 몸이 구덩이로 빨려드는 고통이 없었다면 '보름 나눔'에 그 자매는 전혀 생각을 못했을 겁니다. 

저의 어지러움증으로 인해 대녀를 통해 올해는 완전한 화해성사가 이루어졌습니다. 주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아멘..."

 

 

 

 

2015/03/08

 

-표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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